두 선생님: 임용고사 철폐를 주장합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교육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에 적응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학사경고도 받았습니다.
남들은 학사경고가 대학의 낭만이라고 위로했지만 낭만의 대가는 냉혹했습니다.
어떤 교수는 발가락으로 시험 쳐도 학사경고는 받지 않는다는 인신공격도 했습니다.
2학년 실습학교에서 어떤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만화로 수업을 하시며 아이들을 정말 이해하는 재미있는 분이었습니다.
형편없는 제 판서를 보시고 '아이들이 읽을 수 있으니 훌륭한 판서다.'라고 위로하셨습니다.
'판서만 잘한다고 좋은 교사 되는 것 아니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교사가 좋은 교사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3학년 실습에서 교생 대표 수업을 했습니다.
함께 한 동료 교생들이 꺼려해서 꼴등인 교생이 자진했습니다.
그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아직까지 모르겠습니다.
미리 배부된 지도안에 없는 작은 활동을 추가했습니다.
지도안 상담을 할 때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도 선생님에게 욕먹을 각오하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협의회 시간에 동료 교생들이 지도안에 없는 내용이 추가되었다며 작은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그때 지도 선생님이 '지도안 상담 후에도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한 열정이면 좋은 교사의 자질이 충분하다.'라고 정리하시며 지도안 신봉보다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임용고사가 생겼습니다.
꼴등 근처에 자리 잡은 성적으로 합격을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대학을 졸업하면 교직과 다른 삶을 살 것이라는 당연함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미달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6개월을 기다리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제법 좋은 교사입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교사로서 앞서는 교사입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제법 양심 있는 교사입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행복한 학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입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입니다.
두 선생님의 격려로 좋은 교사의 꿈을 꾸었습니다.
임용고사로 꿈을 접을 뻔 했습니다.
임용고사가 좋은 교사를 배출하는 시스템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
교육대학교 꼴등이었던 교사가 바라보는 임용고사의 치명적인 문제점입니다.
임용고사의 철폐를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