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합의가 필요한 기관입니다.
『다수결의 함정』이라는 주장의 사족에서 다수결의 한계를 극복하는 합리적인 방법의 하나로 합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합의의 방법 또는 단계라 할 수 있는 주장을 합니다.
먼저 합의가 배제되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1. 정무적(정치나 공무)인 결정에서 합의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권력을 가진 1인이 경험에 의한 지혜나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제한된 그룹이 정보를 독점한 경우는 제한된 그룹이 전체를 위한 정의로운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경우는 권력을 가진 1인이 통계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합의의 전제 조건도 있습니다.
2. 시간이나 발언권의 제한이 없어야 합니다.
3. 말하지 않을 권리도 보장해야 합니다. 단, 말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4. 합의된 내용은 참여자 전체의 실행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권력을 가진 1인이나 그 주변인이 실행은 무효라는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합의는 더하고 빼서 참여자의 이익을 담는 의사소통입니다.
합의는 마음껏 주장을 펼쳐서 참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의사소통입니다.
합의는 참여자의 마음을 움직여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의사소통입니다. 그래서 좋은 열매를 위해 잔가지를 자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합니다.
합의는 나의 주장 약점을 다른 이의 강점으로 메우는 의사소통입니다. 그래서 최종 합의된 내용은 참여자의 이익을 기계적이고 양적으로 배분된 것이 아닌 본질을 추구하는 질적인 이익이어야 합니다.
합의를 위해서 비껴서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비껴서는 태도는 나의 주장과는 다르지만 합리적인 주장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고 관망하는 태도입니다.
합의를 위해서 무조건 관망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본질에 어긋나는 주장이나 결정 시도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무산시켜야 합니다.
합의를 위해서 무조건 거부권을 억지는 배제의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배제의 원칙은 본질을 지키기 위한 거부권이 아닌 주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 타인의 주장을 무조건 거부하면 결정에 참여하지 않을 자유와 결정된 내용을 실천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학교는 정무적 판단, 급한 상황, 정보 독점이 좀처럼 필요 없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다수결보다 합의가 더 필요한 기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장공모제가 합리적인 결정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교장공모제는 여전히 강한 1인과 1인을 따르는 주변인들에 의해 강한 실행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합의보다 다수결을 내세운 절차적 민주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경계해야 합니다. 교장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교원이 교장이 된다 하여 현재 많은 교사들이 울분을 토하는 학교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지나친 희망은 경계해야 합니다.
최종 결정을 교장이 하는 현행 제도에서 교장이 부당한 결정을 하는 것에 교사들이 얼마만큼 합리적인 저항을 하고 있습니까?
합리적으로 저항하는 교사에게 얼마만큼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바뀔 가능성이 있는 교장공모제에 의해 교장이 된 분이 자기만의 교육 본질을 앞세워 상황과 환경에 맞지 않는 교육활동을 강하게 실천하면 현재와 같이 합리적인 저항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현재의 학교 문화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바뀔 가능성이 있는 교장공모제를 반대하지 않고 환영합니다. 이유는 지금 교장제도보다는 희망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사의 의사결정이 강한 1인의 실천의지에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학교 문화로는 많은 교사들이 울분을 토하는 학교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원들에 의한 합의로 교원들에 의한 실천으로 이어지는 합의의 학교 문화를 위해 교원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자유 연대를 주장합니다.
바뀔 가능성이 있는 제한된 교장공모제에 희망을 걸 수 있지만 합의의 학교 문화를 위해 강한 실천 권력을 가진 1인의 비합리적인 결정에 대한 합리적인 저항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저항 역량은 교원 1인보다 신념, 종교,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킨 다수 교원의 자유에 의해 주어진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한 연대에 의해 함양될 수 있습니다.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학교 결정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현행 1인의 강한 실천 권력에 의한 다수결의 결정 방법보다 교원들에 의한 실천으로 이어지는 합의의 결정 방법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합의의 결정 방법을 위해 교원들의 자유 연대를 실천하자고 주장합니다.
학교는 합의가 더 필요한 기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