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3일
기차로 출근하는 동안 오랫동안 쥐고 있었던 책을 다 읽어서 기분 좋은 출근길이 되었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고 기획회의를 했다.
1.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솜사탕을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는데 취지와 사후 처리를 잘하자.
2. 학습자료 구입 시 기존 자료를 확인 후 구입하자.
3. 학교 환경과 교육과정을 연계한 생태환경을 하자. 예를 들면 나비를 구입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좋지만 화단에서 배추흰나비 알을 찾아서 자연상태로 관찰하는 방법도 병행하면 좋겠다. 우리 학교 화단은 나비들이 서식하기 좋도록 가꾸어져 있고 실제로 나비가 있다.
4. 소프트웨어실에 있는 정보화 기기를 전 학년에서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 우리 학교는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다.
5. 학교 기물이 파손된 경우 원인을 파악하여 예방하도록 하자.
6. 기획회의에서 논의된 이야기를 전교직원이 공유하여 교육활동에 반영하도록 하자.
어떤 학년의 담임선생님이 반에서 있었던 아이들 간의 문제를 잘 지도했는데 부모들끼리 자존심 대결이 이루어져 난처해진 입장을 전달했다. 자신의 아이에게 피해를 준 아이를 직접 만나서 자신의 방법으로 사과를 받겠다는 부모와 피해를 입힌 부모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여 사과할 마음이 없다는 갈등이었다. 학폭신고는 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아이의 부모가 피해를 줬다는 아이를 절대 만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를 직접 만나 자신의 방법으로 사과를 받는 것은 아동학대임을 분명히 알려주라고 했다. 가만히 들어보니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는 부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별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 것이 더 화가 나서 피해를 줬다는 아이에게 분풀이를 하는 모양새였다.
계속 전화하지 말고 수업을 마친 후에 피해를 줬다는 아이 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보라고 했다. 절대로 먼저 사과하라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했다. 진정한 사과가 필요한 상황임을 설명하고 선택은 부모님이 하도록 했다. 그 다음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부모에게 전화해서, 피해를 줬다는 부모에게 아이들끼리 이루어진 상황을 한번 더 자세히 설명했더니 사과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서 화해를 유도해 보라고 조언했다.
오후에 담임선생님이 해결이 잘 되었다는 연락을 했다. 감정이 상한 부모님들끼리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되어 문제를 확장시켰다고 추측된다.
담임선생님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번 갈등과 비슷한 내용이 예전에도 있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 지도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묻길래 나의 경험과 회복적 생활지도를 내용으로 안내했다.
어려운 공문 해결하는 것보다 이런 일을 할 때에 교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선 여러 가지 아픈 일들이 일어난다. 이 성장통을 잘 토닥거리면 올바른 성장으로 이어지는데, 요즘은 부모님들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져서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저해하는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잦다.
마음이 아프다.
소중한 아이를 똑같이 키우는 입장,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내 아이는 물론 남의 아이도 소중히 여기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점심시간 이후까지 솜사탕 만들기가 이어졌다. 교무행정실무원과 전문상담사가 많은 애를 썼다. 도와주러 갔는데 숙련되지 않아서 방해만 될 것 같아 말로만 위로하고 맛있는 커피 한 잔 드리겠다고 했다. 여러 선생님들도 두 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학교는 이래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그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도서관을 찾아가서 독서동아리 학부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충를 나누었다. 모든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면 좋겠다. 사서교사가 있고 없는 차이는 정말 크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