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7일
오늘은 퇴근 후에 할 일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출근했다. 신호에 한 번도 안 걸려서 평소보다 10분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이런 일도 있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왔다.
컴퓨터를 켜서 교직원의 복무를 확인하고 공문을 처리했다. 기획회의에서 교사와 교감, 부장교사와 교감 사이에서 교감이 주도적으로 해야 될 일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간단한 연수가 있었다.
교육활동을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변경한 일이 있어서 마음에서 짜증이 확 올라왔다. 변경해야 될 사정이 있으면 반드시 상의한 후에 합리적인 방법을 찾자고 했는데 본인 욕심을 앞세워 우선 편한 방법을 선택하여 아이가 불편을 겪는 일이 몇 번째 발생했다. 직원협의회에서 아주 강조할 생각이다.
기획회의를 마치고 공문을 처리하고 있는데 창문 너머가 소란했다. 나가서 진위를 파악해 보니 곤란한 일이 발생했다. 당연히 교감에게 알려야 될 사항인데 알리지 않은 것이다. 경위를 파악하고 교장선생님께 보고한 후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애매한 부분과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교장선생님께 수시로 보고하여 결정에 따랐다. 지혜롭게 결정해 주셔서 자칫 큰일이 될뻔했는데 잘 해결되었다.
해당되는 선생님을 교무실로 불러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내가 파악하고 있는 부분과 일치하는지 확인을 하였다.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이 있었지만 거듭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함임을 강조하여 발생한 시점부터 종료까지 분 단위로 정리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교장선생님께 보고할 때에도 문책을 위한 해결을 하지 말고 이번 경험에서 우리가 지혜를 얻어서 예방하자고 강조하셨고, 관련되는 분들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셨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책무성을 갖고 예방하자고 하셨다.
정리한 경위서를 제출할 때에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셨다. 그리고 적당한 시간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관련 연수를 교감이 책임지고하라고 하셨다.
이런 발생하고 나면 많은 교장선생님들은 관련되는 사람들은 물론 전교직원을 모아서 질타를 한다. 원만한 문제 해결보다, 이런 경험에서 지혜를 얻기보다,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해서 비슷한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 구성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개입을 꺼려 하고 관련된 사람도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쁘다.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은 어떤 부분이 너무 강해서 이런 장점이 확실히 저평가되어 있다.
선생님들이 고쳐야 할 부분도 발견되었다.
사안이 발생하면 교감에게 무조건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밖이 어수선한 것이 이상하여 내가 나가게 된 것이고 발생한 시점부터 거꾸로 경위를 파악하게 되었다. 외부기관에 도움을 받을 때에도 나에게 알리지 않았다. 내가 인지한 후 외부기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했다.
사실 확인을 위한 자리에서 모두 노력하여 오늘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었지만 차후에 이런 일은 무조건 교감에게 알려서 해결해야 된다고 조용하면서 단호하게 강조했다.
어떤 이는 내가 평소에 교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나는 교감으로서의 역할을 단 한 번도 회피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관련된 본인들이 해결한 후에 알릴 생각이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해결된 후에 외부 기간에 협조를 구한 사람이 자기가 알렸다고 자랑하기에, 나에게 무조건 알리고 나의 지시에 따라야 되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참았다. 그리고 잘 하셨다고, 덕분에 잘 해결되어서 고맙다고 했다.
교장선생님의 당부도 있고, 내가 느낀 것도 있어서 조만간 관련 연수를 할 생각이다.
이런 바쁜 와중에 예고된 재량휴업일 복무 상신이 줄기차게 올라왔다. 확인하고 결재를 했는데도 휴업일에 시간 외를 신청한 것에 결재를 했다. 교장선생님이 확인하시고 알려줘서 해당 선생님에게 기결 취소를 요청한 후 휴업일은 시간 외를 신청할 수 없음을 설명했고 시간 외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를 상세히 알려줬다.
공문을 확인하고 처리하는데 기간제 교사가 인증서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조퇴를 상신할 수 없다면서 나에게 말하는 것으로 조퇴하겠단다.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NEIS 담당자를 알려주며 비밀번호를 찾도록 했다. 만약 이대로 나가면 근무지 이탈이고 책임도 본인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차후에 복무를 상신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따지려고 하다가 거기까진 나가지 않았다.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서 전교직원에게 간단명료하게 알렸다. 그리고 더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나에게 직접 물으라고 했다.
선생님들이 올린 공문 몇 건을 처리한 후 퇴근했다.
이런 일도 있다로 시작한 하루가 이런 일도 있었다로 마무리되었다.
머리가 띵하다.
글로 표현 못한 부분이 많다. 아니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교감을 하려는 분들에게 부탁한다. 점수만 따서 교감하지 마시라. 뒷말은 하지 않으련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