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4일
지방선거 다음날이었다. 상쾌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지역주의, 학벌에 의한 판단 등이 여전했다.
체육관에 들러 스포츠클럽 지도 사항을 살폈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고 기획회의를 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 계획이 필수고 계획은 실제와 일치해야 한다. 그래서 계획을 대충 하면 안 된다. 철저하게 현실에 근거하여 지속적으로 실천이 가능한 계획이어야 한다. 그리고 실천의 결과가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으로 나타나야 한다. 아이들의 교육활동을 대충 하는 습관 버려야 한다. 행정업무 늦게 하고, 때로는 교감에게 도움 요청하더라도 아이들의 교육활동이 먼저다.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의도적인 계획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교사들에게 행정업무를 감축하여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는 이유다.
교무부장에게 가정통신문 작성 노하우를 간단하게 전달했다. 알릴 내용을 간결하게 작성하여 첫눈에 들어오도록 하면 된다.
두 선생님에게 아이들 지도 계획을 요구했다. 거짓 없이 실천하고 있는 대로 작성하라고 했다. 힘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행정업무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행정업무한다고 별도의 수당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본인들이 하고 있는 교사로서의 일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느낀다. 당연하다. 교육적이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라는 요구에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별도의 보상도 없는데 못하겠다.’ 한단다. 부장 선생님과 관련된 선생님에게 그 선생님이 직접 나에게 와서 정식으로 못하겠다는 말을 분명하게 하라고 전했다. 의사를 확인하고 보란 듯이 내가 지도할 것이다. 대충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한 번으로 이러는 것이 아니다.
그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간담회 신청을 해와서 부장과 관련 선생님과 함께 했다. 감정적이다. 내 목소리도 흔들렸다. 화가 나는 상황이었는데 참았다. 화를 낸다면 늘 주장해왔던 협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약속의 의미고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 같은 날을 위해서 쓴 것이었다.
주장을 들으면서 정리하고 내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이야기를 듣다가 점심시간이 끝나서 수업 마치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교감의 역할과 지금 상황에 대한 나의 개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원칙대로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적당하게 분위기 좋게 마무리할 생각 없었다. 얼버무리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수업을 마치고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는데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한다. 아마 부장 선생님이 중재를 한 모양이었다. 요구 사항 다 말하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교장선생님과 상의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내가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말하며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다른 부분이 있었고 생각도 달랐다. 애초에 받아들이는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 생각을 일치시키기 위한 이야기를 했다. 원만하게 해결되었는데 김빠졌다. 내가 지도하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지만 오래간만에 쫄깃쫄깃한 토론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대화가 의미가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놀이 시간에 아이들이 노는 곳을 둘러보았다.
학교 홈페이지의 미흡한 부분과 개선해야 될 부분을 담당자가 보완하고 있다. 진작했어야 되었는데 이제야 이런 것이 보인다. 학교 교육활동의 변화에 맞게 학교 홈페이지도 변해야 한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한 교육활동 홍보도 중요하지만 관심 부족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도 안 된다.
돌봄 담당 선생님께 아이들 간식과 먹는 상태를 잘 살펴봐 달라고 했고, 잘하고 있지만 간식 시간에 아이들을 더 잘 보살피자고 돌봄 전담사에게 당부하라고 했다.
몇몇 선생님과 짧았지만 중요한 협의가 있었다.
어제 하지 못한 직원 체육연수를 하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구경만 했다.
내일부터 출장이 잦아진다.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많이 생기지는 않는다.
사족: 내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잘해야된다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으로서 잘하면 어리석은 사람으로 판단하여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타고난 기질 때문일까? 가끔 아내는 성악설을 주장하는데 나는 성선설로 맞선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