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산점과 성과상여금은 안 되고, 부장 교사 가산점은 되고…….
다른 지역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지역에 부장 교사 가산점 제도가 생겼습니다. 부장 교사를 기피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장 교사 가산점 제도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학교폭력 예방 및 기여 교원에 대한 가산점 제도, 성과상여금 제도가 교육적이지 못하고 폐단이 많아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장 교사 기피 현상을 똑같은 인센티브 부여로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의 모순입니다. 지금도 부장 교사를 선호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런 지역은 부장 교사 가산점 제도가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장 교사를 기피한다고 해서 가산점 받기를 원하는 아무 교사가 부장 교사를 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생기겠습니까? 가산점만 챙기고 기피하는 업무는 부원이 맡게 되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흔히 을과 을의 갈등으로 호도될 수 있습니다.
시대의 요구, 사회의 요구에 걸맞은 부장 교사의 역할과 지위 향상이 있어야 합니다. 좀 더 자율적인 교사,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사, 좀 더 민주적인 교사가 되기를 현재의 교사들이 갈망하고 있습니다. 부장 교사에게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학교의 교육활동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권한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논의해 될 문제도 이 권한의 성격과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행사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의가 교육자 다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우리 교육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힘이라는 생각입니다.
왼쪽 몸으로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폐단인 인센티브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오른쪽 몸으로는 그 폐단을 양산하는 우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만 가르치라고 종용하는 편협된 교사론이 이런 모순을 만들지 않았을까요? 교육학으로만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지구적 관점으로 교육을 살피는 노력이 이런 모순을 양산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정체되거나 더디게 뒤쫓는 학교를 새 시대를 이끄는 역동적인 학교로 변화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이번의 부장 교사 가산점 부여 정책은 학교 안팎 구성원들의 한계와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정체된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여 슬펐습니다.
사족: 부장 교사 가산점 부여 여론 몰이의 과정에서 제 주장을 강하게 비치지 못한 점 또한 저의 정체된 자화상이었고, 설마 단번에 너무 쉽게 그렇게 되겠는가 하는 안이한 생각이 컸습니다. 더 노력하여 성장하겠습니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