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8년 12월 17일

멋지다! 김샘! 2018. 12. 17. 22:09

비가 온 뒤에 도로가 얼어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라디오가 전했다.

안개도 짙고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다.

기획회의를 했다. 짜증 낼 일도 아닌 이야기를 짜증스럽게 말하고 듣는 상황이 싫다. 정말 싫다. 일관성이 없어서 더 싫다.

오늘부터 다면 평가를 실시하려고 했는데 다른 연수가 있어서 내일로 미루었는데 평가자 중에 출장 가는 선생님이 몇 분 있어서 난감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내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제발 새로운 일 벌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학교 안에서 벌이는 사람도 있지만 밖에서 벌인 일을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이가 있어서 밖에서도 일 좀 벌이지 마시라. 부탁한다. 지금까지 미루고 있다가 왜 이제 와서 새로운 일을 벌여서 학교를 힘들게 하는가.

여러 건의 공문이 올라왔는데 수정할 것이 있어서 수정한 후 결재했다.

일전에 표창 시기를 놓쳐서 담당 장학사에게 부탁한 것이 있었는데 표창 명단에 추가되었다는 공문이 왔다. 메일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연구부장도 교육장 표창을 받게 되었다. 열심히 했는데 교감이 챙겨줄 것이 없었는데 잘 되었다.

교기 1차 선발전에 출전했던 아이와 코치가 인사를 하러 왔다. 아이, 코치, 지도교사에게 수고했다고 했다.

오후에는 예산편성 연수와 부장회의가 있었다. 예산편성에 앞서서 달라진 연가 일수에 대해서 안내했다. 정규 교사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2월, 8월 퇴직자, 2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기간제 교사는 바뀐 예규에 따라 연가 일수가 상당히 줄어든다고 했다. 계산하는 방법도 안내했다.

부장회의에서는 2019학년도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협의가 주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워크숍은 민주적이지 못하다. 나에게 권한을 준다면 선생님들과 신나게 학교 교육과정 구성할 수 있다. 교사 시절부터 오랫동안 구상하였고 일부는 시도해서 보람을 얻은 경우도 있다. 내년도 부장 교사 구성도 교장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하고 있다.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자기가 결정한 것을 다시 바꾸고 또 바꾸고 이런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 선생님이 있다. 내 눈에는 상처받는 선생님의 얼굴이 보이는데 정말 안타깝다. 그리고 본인이 내정하고 싶은 선생님이 있으면 다른 선생님들에게는 말을 못 하더라도 교감인 나에게는 해줄 수 있지 않은가. 회의를 마칠 때 학교 근무 태도와 학급 관리, 업무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선생님을 바르게 지도하는 것이 교감의 역할이 아니냐고 해서 그 선생님에게 지금까지 기회를 많이 줬는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너무 일찍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포기가 아니라 그 선생님이 저지른 일은 그 선생님이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교감 자격연수 받을 때, 교감 발령 직전 연수, 교감이 되었을 때부터 교장 욕하지 말라는 충고를 수없이 들었다. 교감을 가두는 프레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그 프레임에 갇혀 있고자 했다. 학교의 평화를 위해서…. 간혹 소심한 환경에서 시원하게 내뱉은 적은 있다. 이제는 프레임을 벗어나려 한다. 원색적으로 싸우겠다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의 품위에 맞게 고상하게 맞설 것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시작은 어느 누구에게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낼 것이다. 솔직한 마음이 교장에게 들어가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내수업을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저
#착하게사는지혜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