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2월 11일

멋지다! 김샘! 2019. 2. 11. 22:32

갑자기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긴급 출동을 불렀는데 긴급하게 오지 않아서 학교에 늦었다.
기획회의를 했다.
2019학년도 담임 및 업무분장을 결재를 득한 후 공지하라고 하여 그렇게 했다.
참고로 담임 및 업무 희망을 받아서 교장과 부장 교사들이 협의하여 결정했다.
장모님 상으로 특별휴가 기간에 이루어져서 내가 참여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나의 의도는 전교사 참여하여 현재 필요 없는 업무는 과감하게 없애고 추가해야 될 것은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조정 작업을 하고 싶었다.
학년 배정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과 소통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성장도 이루고 싶었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본교 교사가 기득권을 버리고 전입 교사와 함께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의 경우 2월 18일부터 22일까지를 새 학년 준비기간으로 두고 복무 요령까지 안내했다. 이 시기에 이런 작업을 충분히 한 다음 학교교육과정, 교사가 속한 학년 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으로 좁혀 들어간 후 본인의 교실까지 정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세부적인 계획까지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과 방법을 정하는 정도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가는 추세는 2018학년도 마무리 작업도 되지 않았는데 2019학년도 교육활동을 엎어서 미리 걱정만 하게 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요구하고 있다. 3월에 도교육청에서 계획이 안내되어야 학교 계획이 수립되는 것들이 많다. 지금 그런 것까지 하면 3월에 다시 해야 된다.
이러나저러나 3월은 바쁘다. 2월은 3월에서 바쁜 것을 완전히 빼는 개념이 아니라 좀 덜어내는 여유를 갖는 시기면 좋겠다.
그리고 예전처럼 아이들 자습시키고 학년초 업무 하는 선생님 거의 없다. 거의 없는 선생님 완전히 없애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특별휴가를 낸 교사를 대체하는 강사가 인력풀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일일이 서류를 챙겼다. 공무원 채용신체검사서를 제출해야 되는데 보건소의 일반 채용 검사서를 제출해서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 예전 학교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내가 고집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규정이 그렇다고 설득했다. 경찰서와 등록기준지 주민센터에 공문을 보내어 결격사유 회신을 받아서 학교장 임용제청과 교육지원청에 임용 현황 보고를 해야 한다.
밀린 공문이 많았다.
담임과 업무 분장 결과가 오류가 발견되어 수정해서 다시 안내했다. 수정하는 과정에서 선배 교사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줘서 그나마 잘 되었다. 내가 작업한 것이 아니어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검토를 꼼꼼히 하지 못한 교감의 능력 문제라고 판단한다. 이럴 적마다 많이 부끄럽다.
전입교사에게도 업무 메일로 알렸다.
2019학년도 담임과 업무가 안내되었기 때문에 2018학년도 업무 인수인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인계자는 2019학년도 해당 업무의 부장, 입회자는 2018학년도 교무부장으로 했다. 스캔하여 내부결재로 남겨두어야 감사에 걸리지 않는다. 규정이 그렇다.
여러 건의 협의를 담당교사와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정 체험학습 결재를 아이에게 심부름시킨 교사가 있어서 아이가 무안해하지 않고 담임의 권위를 지켜주기 위하여 아이에게 심부름 잘한다고 칭찬한 후 담임에게 전화를 해서 재발되지 않도록 강하게 지도했다.
졸업식 학사보고를 정리해서 6학년 부장에게 보냈다.
부장회의를 했다.
교장선생님이 부장교사에게 저녁을 사기로 했다는데 나는 듣지 못했다.
퇴근 후에 차를 고치기로 했는데 2학기에 많이 친해진 후배 부장 교사가 참여하기를 강하게 희망하여 그렇게 했다.
나는 양식보다 나물에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시골 밥상이 어울리는 인간임을 다시 느꼈다.
조금 먼 인근 도시 버스 정류장까지 이 후배가 태워주었다.
고마웠다.
후배의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하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무능한 교감이었지만 이런 후배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런 후배 몇 있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내수업을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저
#착하게사는지혜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