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5일
한가하게 금요일의 학교를 맞이했다.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때가 있는데 오늘의 아침도 그랬다.
공문을 확인했다.
협조를 받아서 처리해야 될 공문이 있어서 다음 주에 도와달라고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지역 체육회장, 지역 운영위원, 직책이 생각 안 나는 지역민이 민원 해결차 학교에 왔다. 서로 대화가 잘 되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교감의 역할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게 된다. 전에 학교에서는 뒷 처리반이었는데….
점심시간에 안면이 많은 분이 인사를 하러 왔다. 예전에 나를 많이 도와준 형님이었다. 학교 관련 사업을 하는 분인데 영업하러 왔단다. 교장 선생님과 행정실장에게 인사를 하긴 했지만 한번 더 소개를 시켜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그동안 근황을 물으며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한 후 공손히 보내 드렸다.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만나면 도와줘야 된다는 심리적인 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친절하게 응대하고 영업은 그 사람의 몫으로 남긴다. 학교 관련 사업을 하는 친한 친구들이 있다. 여러 가지를 물어오면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것으로 끝이다. 섭섭해도 어쩔 수 없다.
교직원 다모임을 했다. 교직원 온 책 읽기 책을 나누었다. 나머지는 특별하지 않았다.
온 책 읽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온’의 모두, 완전한, 꽉 찬 뜻이다. 모두 책을 읽고 책 전체를 제대로 비판적으로 읽자는 의미일 것이다. 좋은 취지다. 하지만 교과 공부하듯이 아이들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얼마나 독서를 강요했나. 그런데 효과가 얼마나 되었나. 교과 공부처럼 접근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독서는 어른의 독서다. 어른이 책을 꾸준히 읽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따라 한다. 이것이 평생 독서다. 독서는 공부의 목적도 있지만 지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함이다. 어른이 책을 읽지 않고 교과 공부처럼 접근하는 것은 독서를 방해하는 교육활동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독서는 개인 취향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죄인이 아니다. 특정한 장르를 읽는 것도 숨길 일이 아니다. 온 책 읽기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독서 취향을 방해하는 것 역시 평생 독서를 방해하는 독서 교육이다.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고 읽은 내용을 아이가 표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온 책 읽기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내수업을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저
#착하게사는지혜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