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5일
1. 아이를 태우러 약속 장소로 갔더니 아이가 없었다. 약속 시간이 지난 뒤에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늘부터 부모님이 등하교를 할 수 있어서 오늘 그렇게 했단다. 아이와 금요일에 헤어질 때 월요일 등교 방법이 달라지면 전화 연락을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짜증이 났다.
시골 학교는 이런 것까지 학교에서 해줘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제법 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편적인 복지 차원을 넘어 선 일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와 가정에서 이런 일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오늘의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의 등하교는 보호자가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부모님의 사정이 딱하여 돕게 되었다. 하지만 이 아이와 금요일의 대화에서 오며 가는 길에 자기가 타고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길래 네를 태우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출퇴근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는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 줬다. 그리고 평소 학교에서 너에게 베푸는 일들이 특별하다는 것도 알려줬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에게 앞으로 개인이나 학교에서 어떤 일을 베풀기 전에 반드시 사전 교육을 하도록 권유했다. 생색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아이가 만날 사회가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되는 아이가 쉬는 시간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러 왔다. 그 미안한 마음 앞으로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다. 단호함과 부드러움을 섞어서 전달했다.
2. 공문이 제법 있었다. 보고 누락된 문서, 간단한 보고 문서는 내가 처리했고, 병설유치원 성과상여금 지급 관련 서류 제출을 했다.
3.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실적 제출(2년간)은 황당하다. 연예인들과 일부 특권 계층의 일탈이 학교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내가 도의원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보는 것인가?
4. 학교운영위원회가 있었다.
5. 교육방송 출연 요청에 응했다. 확정되면 훗날의 일기에 남길 것이다.
6. 병가를 끝내고 출근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교육활동을 계획할 때 교사의 행위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을 때 선생님이 감당할 수 없다면 감당할 수 있는 행위로 대처해야 된다고 했다. 교무 협의회나 기타 회의에서 이런 부분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병가를 끝내고 출근했으면 인사 정도는 해야 된다. 거동이 불편하면 내선전화로도 괜찮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만 알면 되지 않겠나. 섭섭한 마음 내선전화로 전하려다 교실로 올라갔다. 앞의 내용으로 상담하고 섭섭한 마음은 말하지 않았다. 완전히 회복한 후에 기분 좋게 이야기할 것이다.
7. 바쁘게 하루를 보냈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학교가 그런 것 같다.
8. 안 좋은 일이 있는 선생님이 있다. 교감으로서 안 좋은 일을 덜 안 좋게 만들어야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
9. 내일과 모레는 출장이다. 교감 일기도 출장이다. 하지만 인상 깊은 일이 있으면 탭으로 쓸 것이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내수업을 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저
#착하게사는지혜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