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시절과 다른 교장선생님
어제 저녁에 운동을 마치고 집앞에 도착을 다했는데 존경하는 분의 전화가 왔다. 애매한 시간이라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받았다. 집앞 술집에 있으니 나오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나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 저녁 10시 안에는 무조건 집에 들어간다는 시간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모임이 의미가 있고 나의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출퇴근의 피곤함을 극복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저녁 술자리는 뻔하기에 연장자이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10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려고 단호하게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런 나의 행동때문에 싫은 소리도 가끔은 듣지만 나의 생명과 생기있는 학교생활을 위해서 개의치 않고 넘긴다.
조금 앉아 있다가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술집에 도착했는데 혼자 않아 계셨다. 잘 왔다는 생각을 하고 누가 올것인지 물으니 다른 사람도 두사람 불렀다고 했다. 그 중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일찍 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에 두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오고 술잔이 돌고해서 먼저 일어나겠다고 하니 노래방에 가야된다고 큰소리를 치신다. 저는 내일 출근이 걱정되어 일찍 들어가야 되겠다고 정중하게 거절하니 내일 좀 피곤해도 여기가 중요하니 꼭 가야된다는 것이다. 황당하다. 그러면서 자기는 관리자로서 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선생님의 의견대로 운영한다고 일장 연설을 하신다. 사실 대한민국의 모든 교장선생님들이 술자리에서 항상 하시는 이야기들이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본인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서 그 사람을 평하기를 교사시절에는 독단적이지, 독선적이지 않았는데 교감이나 교장이 되어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고 제도를 탓한다. 그리고 누구나 다 교감, 교장이 되면 그렇게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로 몰고 간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교감, 교장, 교육전문직에 있는 분들 중에서 교사시절보다 더 존경받고 능력을 인정받는 분들도 있다. 이 분들의 특징은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나를 그렇게 만들어준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혼자의 힘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님을 알기에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준 분들과 현재 그 직을 수행하기 위해서 도움을 주는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것이다. 실제 내 주위에도 수직과 수평으로 다양한 인관관계를 형성하여 자신의 역할을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 수행하시는 분도 있다. 학교 과제나 교육지원청, 도교육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수립에 참여시키는 분들도 있다. 단순하게 참여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주장보다 구성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구성원들에 의해 의견이 모아지도록 한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을 교감, 교장으로 이끌어 준 주변의 사람들과 더 이상 소통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교사 시절과 달라졌다는 평을 듣는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직이 바뀌어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여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존경을 받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본인이 전자인지, 후자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핸드폰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문자를 보내보세요. 어떤 반응이 오는지?
자신의 현재 자리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끌어 준 덕분입니다. 그 분들과 소통만 잘해도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 듣지 않고 존경받습니다.
잘 듣는 사람의 주변에 많은 인재가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