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6월 21일

멋지다! 김샘! 2019. 6. 21. 14:48

미운 사람이 생기니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드러내 놓고 표현도 못하니 머리만 지끈거린다.
행정실장이 시간 외 근무 일지를 교무실과 행정실이 분리되어 있는데 통합하자고 했다.
다른 학교에 있을 때 통합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 학교는  안 하는지를 물어니 관행적으로  왔다는 것이다.
통합일지 만들어서 시행하자고 했다.
시간 외 근무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편의를 위해 두루뭉술 넘어가면 그것이 원칙인 줄 알고 다른 학교에 가서 갈등을 일으킨다.
바깥일을 하는 주무관님이 학교 색칠을 하고 있는데 정말 예쁘게 하고 있어서  교직원들의 찬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분인데 학교를 위한 열정과 전문성이 대단하다. 주무관들 중에서 이렇게 훌륭한 분은 처음 봤다.
중간 놀이 시간에 식빵에 잼을 바르고 콜드 브루 커피와 함께 하는데 보건 선생님이 주무관님을 챙기셨다. 마음만 고마워한 내가 부끄러웠고  챙긴 선생님들의 마음이  고우시다.
교육지원청 주관 학생대회 관계로 출장 중인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이런저런 통상적인 이야기와 어제 있었던 회계점검을 물으셨다. 어제 전화를 했어야 했는데 잊었다. 지적당한 것은 바로 조치하면  일이고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렸다.
7월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포스터가 급식소 입구에 게시되어 있다. 나하고 의논한   장소에 게시했는지 물어 시길래 교장 선생님과 상의한  게시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알고 봤더니 관내 노조 관계자가 급식소에서 일하는 분들과 상의하여  자리에 게시했다. 학교를 방문한 것은 알았는데 그렇게 진행된 것은 몰랐었다. 포스터를 게시하는 것을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외부인이 학교장과 아무 상의도 없이 게시한 것은 잘못이다. 당당하게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여 원색적인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 학교 교육활동도 마찬가지다 목적이 아무리 정의로워도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아이들 교육과는 관계가 없겠느냐고 하시길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같다고 말씀드렸다.  우려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포스터를 보고 총파업에 대해서 선생들에게 물으면 바른 노동관으로 제대로 대답을  줄지가 의문이다.
아이들의 경기 결과를 인솔 선생님이 알려왔다. 아쉬운 결과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심판의 판정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여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고 그것이 스포츠다. 선수는 경기자이지 판정자가 아니다. 잘못된 태도다. 고쳐야 한다고 통화했다. 확대 해석일  있지만 행복학교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아닌 아집을 키워주지 않았는지 의심해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위한 자존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일인이기 때문에 지켜야  원칙이 있고 나를 위한 세상이 아닌 우리를 위한 세상이라는 교육도 중요하게 병행되어야 한다. 교사 이성이 중요한 이유다.  팀이 출전했는데  팀은 우승했다.

오랫동안 읽은  미제라블(6권)을 아침에  읽었다.
경관을 구경하거나 맛을 체험하는 여행보다 낯선 환경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사색 여행을 좋아하는데 프랑스에 가서  미제라블의 흔적을 만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아내와 여름방학에는 동학농민혁명을 만나고 겨울방학에는  미제라블을 만날 계획을 세워야겠다.

오후부터 행복학교 네트워크 워크숍이 있어서 참여 가능한 전교직원이 출장이다.
내용에 대한  기대는 없다. 오늘 일기는 학교에서 적고 탑재한다. 워크숍의 내용이 특별하면 첨가할 것이다.
내일 오후에 아주 가깝게 지냈던 현재도 공간적 거리는 멀지만 심리적 거리는 아주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번  내내 설렜다. 내일의 장면을 상상하니 온몸이 들뜬다.

첨부: 여느 워크숍이 그렇듯 늦은 시간에 술을 한 잔 하며 학교 안팎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원칙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복무를 비롯한 공무원의 원칙, 우리 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기본 원칙이 있어야 하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현재 학교와 관련 있는 몇 지역인사는 진정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돕는다는 생각보다 본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간섭에 가까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교장 선생님께서 되게 역정을 내셨다. 평소 성품으로는 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다. 그리고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는데 교장 선생님이 나를 보호하기 위한 속내를 알 수 있었다. 나의 의도는 몇 지역인사가 지금과 다른 방법으로 학교의 발전과 성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된다는 취지였는데 내 의도와 다르게 학부모 사회에 전달되어 내가 불편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작은 학교인 데다 내부 사람들 중에 지역민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내가 경솔했다. 물론 지역민이자 내부인이 그분이 그럴 사람은 절대 아니다. 학부모로서 학교 임원으로서 교사로서 정말 희생적이며 열정적이다. 안 그래도 이 분과 학부모들, 지역민들의 학교 참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어제 일로 시기가 당겨질 것 같다.
아, 그리고 자기 기준과 수준에서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상대가 있더라도 면전에서 자존심을 긁는 말은 삼가면 좋겠다. 자기의 기준과 수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고 편향적일 수 있다. 내가 쓰는 글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으로 늘 다른 의견을 수용하려는 강한 마음을 갖고 있고 의도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물러서지도 않는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내수업을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착하게사는이유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