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9월 25일

멋지다! 김샘! 2019. 9. 25. 18:51

2학기 학부모 교육과정 설명회를 했다.
공개 수업하는 교실을 둘러보면서 학부모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계절 탓인지 참여도가 높지 않다.
교무 선생님에게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활동은 학부모 다모임에서 스스로 정하는 것이 어떻겠는지 제안했다.
교장 선생님이 출장이시라 학교의 이야기 대신 전했다.
재미있는 아이가 나무에 달린 어떤 것을 따 먹어도 되는지 물었다.
그 어떤 것이 석류였는데, 달린 것만 따 먹고 껍데기는 아무 곳이나 버리지 마라고 했다.
어제 확인해봤더니 잘 익어 있었다.
화재대피 훈련을 하였다.
각 가정에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 학교에는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소화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훈련을 좀 더 진지하게 하자했다.
축구할 때 공 주우러 가기 힘드니 펜스를 설치해 달라고 한 모양이었다.
우리 학교 운동장은 크지 않고 공을 뻥 차도 운동장 밖으로 쉽사리 나가지 않는다.
축구장과 가장 먼 운동장 가장자리가 10m 남짓이다.
이 정도의 거리가 힘들다고 하면 축구를 하기 위해 운동장을 어떻게 뛰어다닐까?
아이가 이야기했다면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어른이 조언하여 걸러서 학교에 전달해야 한다.
만약 어른이 이야기를 했다면 정상적인 사고를 벗어난, 성숙이 덜 된 사람이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옳다고 우기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행위가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은지도 모른다.
이런 행위들이 문화가 되지 않기 위해서 선생님들의 차분함과 단호함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하는 교육은 무조건 아이들을 감싸는 교육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 그 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인정, 사과, 책임지며 성장하는 아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자신의 명백한 잘못으로 다친 아이가 오랜 결석 끝에 목발을 짚고 등교했다.
교무실로 들어가는 나를 보고 "엘리베이터도 없고 씨~씨" 했다.
"네가 다치지 말아야지 너 때문에 엘리베이터 만들어야 하나?"
"다른 학교는 있는데요?"
"그럼 네가 엘리베이터 있는 다른 학교로 가라."
"......."  
다른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고 우리 학교까지 밀려온 아이여서 담임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나도 이 아이 동생이 병원에 있을  이 아이를 태워서 아침저녁으로 병원에 데려다주곤 했다.
그때도 도와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아닌 당연한 것처럼 행동해서 지도를 한 적이 있다.
이런 고마움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다.
지금까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비위를 다 맞춰준 결과다.
우리의 태도가 분명하게 달라져야 한다.

큰 아들이 내일 훈련소 수료식을 한다.
연가를 신청했다.


#교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