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10월 11일

멋지다! 김샘! 2019. 10. 12. 16:02

그냥 이유 없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중학교 학부모이자 지역 활동가이자 우리 학교 선생님인 분과 중학교의 현 상태와 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적당한 긴장감이 있는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교의 변화를 유도하자는 내용이었다.
텃밭에 양파를 심지 않으려 했는데 주무관님이 정지 작업을 다 해놓으셔서,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서, 정말 억지로 양파를 텃밭에 몰래 아주 조금 심었다.
감정에 겨워 쓰려고 저장해 두었던 글의 뿌리와 뼈대를 실수로 삭제해버렸다. 다시 쓰려니 그날의 감정이 살아나지 않아서 포기했다. 되살아나면 다시 쓸 것이다.
교직원 다모임을 하면서 보건 선생님 주관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했다. 우리 지역은 성인지 감수성이 대체로 낮은 것 같고 나이가 많을수록 그런 것도 같다. 분위기가 화기 애매하게 흘러가서 성인지 감수성과 인권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한 번 연기된 학교 회식을 했다. 회식 중에  어떤 선생님이 교육청의 집합연수가 많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근본적으로 동의했는데 예가 적절하지 하지 않아서 거들었다. 중요하면서 시급하게 적용해야 되는 것은 집합연수가 효과적이다. 그리고 원격 연수나 공문을 이용한 지면 연수를 했을 경우 그 내용을 인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렇지 않다. 공문을 공람하고, 메신저로 공람 사실을 알리고, 심지어 내용을 다시 메신저로 알려도 인지하지 못한 본인의 잘못을 교감에게 돌리는 우리 학교의 예를 들었다. 능률과 합리성을 높이려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행복학교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다 동의할 수 없었다. 개똥철학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학교가 아니다. 교육은 사회과학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철학과 이론이 중요하다.
학교 회식을 달갑지 않게 생각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퇴근하고 운동하고 책 읽고 글 쓰고 적적하면 아내와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 더 좋다.

#교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