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5일
초겨울 아침 햇살이 늦가을의 햇살만큼 처연했다.
샛노랗게 익은 단풍나무 낙엽의 서리, 서리가 녹은 물방울에 반사된 햇빛이 한여름 물보라에 반사된 햇빛만큼 눈부시다.
유치원, 초등학교 세 학년이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항일운동 역사 탐방 연수, 목요일은 자료 제출과 교권 연수로 인해 학교로 출근하지 않는다. 교무 선생님과 유치원 선생님에게 권한을 넘겼다.
학교 구성원중 한 사람의 오지랖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 한둘이 아니다. 오지랖 조절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갖춘 분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오지랖 떨 때마다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내색을 해야 하나? 언제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임계점에 도달하면 피차간 기분 나쁘게 정리가 될 듯하다. 여러 번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전문성을 섣부르게 건들지 말자고 했는데.
퇴근을 얼마 안 남기고 친화회 여행 결정 최종 회의를 했다. 가만히 있었다로 마무리하려고 일기를 미리 썼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가 생겼을 때 평범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결정해도 된다. 사람을 위하는 선택이 되어야지 돈을 아끼려고 사람이 위험해지는 선택을 하면 안 된다. 사람의 위험을 감수하고 돈을 많이 아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런 일은 안 하는 것이 옳다. 돈이 들더라도 사람을 아끼는 선택이 옳다. 사람보다 돈을 선택하여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사람-기업을 움직이는-들의 이야기에 분개하면서 정작 우리는 돈을 선택한다. 자본주의에 중독된 결과다. 경계하고 경계하자.
#교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