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4월 6일

멋지다! 김샘! 2020. 4. 5. 21:37

1. 한국교육방송(EBS)의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강의는 획일화 교육이 아니다.
학습 결과는 선지식과 선경험, 환경에 따라 재구성된다.
가르치는 방법이 같다하여 획일화로 폄훼하면 안 된다.
획일화는 학습결과의 일원화다.
동일한 제품을 찍어내는 교육이다.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한 온라인 개학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방송 강의는 같은 답을 요구하는 강의가 아니고, 온라인 쌍방향 강의에 대한 기술적인 부담이나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는 심리적 압박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한국교육방송(EBS)의 온라인 강의를 획일화 교육이라 규정하면 평소 교실 수업도 획일화 교육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학급의 학생들 모두에게 수준별 개별화 수업을 하느냐?
똑같은 방법의 수업을 하지 않느냐? 주장대로라면 획일화 교육 아닌가?

2. 급식을 제공하라는 청원을 비판한다.
조리실무원들의 법적 지위, 급식 수준, 급식 단가, 급식 재료 납품, 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면 그렇게 쉽게 국민 청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리실무원은 학생들의 급식제공을 위해 고용된 사람이어서 교직원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
이런 점을 알았기에 긴급돌봄 학생을 조건으로 포함시켰는지는 모르겠다.
학생들과 함께 했을 때의 급식 수준을 유지하려면 학생이 등교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급식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직원마다 요구하는 급식수준과 단가의 차이가 있을 것인데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급식재로는 어떻게 납품받고, 그 업무는 누가 해야 될 것인가? 조리실무원은 학생이 아닌 교직원들을 위해 시장조사와 납품 업무를 할 의무가 없다.
교직원 전체가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인가?
확진자가 없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계없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가족이나 교직원이 언제 어디에서 확진자나 간접적인 접촉자와 공간을 공유했을지 모른다.
학교 안에서도 절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쳐가는 시국에 교사들은 점심 걱정부터 한다는 비난에 노출되었다.
코로나19에 지쳐가고 고통받는 학교 주변의 소상공업자를 돕는 의미에서도 점심은 시켜먹든지 아님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사 먹자. 아님 도시락을 준비하든지.

 

3. 교육공무직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지 말자.
교육공무직의 요구가 부당하거나 불합리하여 형평에 어긋날 수 있다.
하지만 교원이 먼저 그들의 그런 점을 반대하는 모습은 우리들의 이기주의다.
우리는 불합리한 그들의 주장을 논증하는 수준에 머물러야지 노골적인 반대나 폄훼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의 처우는 그들의 투쟁에 의한 사회적 합의로 쟁취했다.
다소 과하다고 싶을 정도의 요구도 그들의 파업 결의 앞에 성급하게 수용했다.
그리고 그들의 처우와 임금도 상승했다.
학교 안의 우리들은 그 처우와 임금의 정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에 의한 그들의 요구가 부당함을 알지만, 학교 밖의 사람들은 잘 모른다. 
향후 그들이 파업을 결의했을 지금처럼 성급하게 수용하지 말자.
파업이 장기화되면 국민들의 불편 호소와 더불어 사회는 그들의 요구를 검증하게 된다.
자연적으로 그들의 처우와 임금이 어느정도인지 학교 밖에서 알게 된다.
결코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파업에 긴장할 필요가 없다.

4.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교육부의 설레발을 이해하자.
미증유의 사태에 따른 당황에 시급함이 더해져서 일관성 없는 정책이 쏟아졌다.
원론만 안내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현장과 충분히 상의했어야 했다.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기 이전에 한국교육방송(EBS)와 충분한 논의를 한 후 지원방안을 발표했어야 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현장의 다양한 온라인 강의 방법과 수준을 존중했어야 했다.
교육부의 설레발로 어렵게 피어나는 현장의 성장이 박멸될까 우려스럽다.
교육부는 다양한 현장의 상황을 듣기 위한 소통 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
노조, 교원단체 대표들도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모른다.
평소 조합원, 회원들과 소통이 안되었는데 어떻게 그들이 현장의 상황을 대변한다 할 수 있단 말인가?
교육부의 보도자료 행정은 어찌 보면 이해가 간다.
보도자료로 전 국민에게 먼저 알리면 학교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교육부가 의도적으로 노렸을 것이다.
우리의 불만은 쌓이지만 실제로는 교육부의 의도대로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교육부의 그런 전략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다.
간절한 바람으로 짧은 기간에 현장 파급을 노린 전략으로서 이해하고자 한다.

그리고 교육부의 설레발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고 끝도 아닐 것인데 우리끼리 괜히 힘 빼지 말자.

5.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학습과 승진제도와는 관련성이 전연 없다.
한국교육방송(EBS)의 온라인 강의를 획일적인 교육이라 치자.
그럼 이것과 승진제도와 무슨 관련성이 있나?
평소 자기주장을 객관화로 포장하려고 기승전결 코로나19에 대응시키지 마라.
승진하려는 교사, 승진한 교원이 우리나라 교육을 퇴행시켰다는 근거 없다.
승진하려는 교사, 승진한 교원이 우리나라 교육을 발전시켰다는 근거도 없다.
일부러 승진하지 않으려는 교사가 우리나라 교육을 발전시켰다는 근거 없다.
일부러 승진하지 않은 교사가 우리나라 교육을 퇴행시켰다는 근거도 없다.
관념으로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관념적 주장을 위해 대상을 무조건 폄훼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자.
제일 수준 낮은 논증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 후 무조건 상대방의 행위가 악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안과 밖에서 여러 문제와 갈등이 불거진다.
이런 문재와 갈등을 평소 가졌던 관념적인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면 더 큰 문제와 갈등이 생긴다.
마음에 썩 들지 않더라도 우리의 뛰어난 능력으로 개선하여 학생들이 최대한 안전하며 안정되게 온라인 개학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조급함을 조장하는 분위기지만 차분하게 대응하자.

다들 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