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5월 29일

멋지다! 김샘! 2020. 5. 29. 17:30

출근길 무성한 벚나무 우듬지 사이사이로 모내기를 위해 물 잡은 논이 참 좋다.
교장 선생님과 학생 등교를 조금 도왔다.

병설유치원 생활지도 인력 지원에 대해 장학사와 대판 싸웠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공문에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 학교 병설유치원에 한 명을 지원한다는 공문이 왔다. 먼저 유치원 교사에게 인력 지원을 한 사실을 물으니 없다고 했다. 교장 선생님에게도 상의를 하니 이해되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분석해야 될지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에게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 중이다. 미루어 짐작으로 일부러 전화를 안 받는다. 모든 병설유치원에 강제로 인력을 지원할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공문에 모든 유치원은 인력을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초등학교는  희망하는 학교로 제한한다고 해야 옳다.
더욱 지원청 장학사가 우리 학교 병설유치원 교사와 내게 성가실 정도로 지원하라고 종용할 필요가 없지 않았는가? 아주 옛날처럼 거짓 통계로 확보한 예산을 다 사용하기 위해, 담당자가 거짓 통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학교에서 지원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그 난리를 피웠을까? 백번 양보하여 그런 사정이었다면 솔직하게 토로하고 신청해달라고 부탁했어야 옳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지원되는 예산은 최초 한 달 80만 원이다. 그다음 달부터는 계약기간까지 학교가 부담해야 한다. 도교육청이든 학교든 국민의 세금이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라고 하지만 국민 세금을 이렇게 낭비하는 것은 정말 잘못이다. 심지어 유치원 원아가 1명인 곳도 지원되었다.

한참 후에 담당 장학사와 통화가 되었다. 내막을 알고 싶어서 현재까지의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더니 유치원은 유아특수교육과에서 자료를 받았는데 교육감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무래도 교사들의 손이 많이 가니 모두 지원하라는 지시를 했단다. 그러면 처음 공문이나 추가 신청 공문에 강제 배정되니 원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의 건강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라고 했어야 옳았다. 그리고 이런 사정을 교육지원청 유치원 담당 장학사는 알고 있었을 텐데 그 사정은 말하지 않고 다짜고짜 무조건 신청해야 된다고 우겨서 그 난리를 피운 이유를 모르겠다. 이 정도의 소통이 그렇게 복잡하고 힘든 일인가?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는 정말 단순한 소통 아닌가? 교육행정 소통이 이 정도밖에 안 되면 정말 실망이다.
취합한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의 잘못이 아니라서 진위를 잘 파악했고 요즘 정말 고생하신다고 최대한 따뜻하게 말했다. 그분도 일선에서도 정말 고생하신다고 했다.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인력 채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 교육활동의 안전성을 먼저 생각해야 된다. 이제야 방과 후 학교, 마을 학교 지침이 내려와 그것도 퇴근 전후에, 급하게 학부모에게 사과성 문자 보내고...
조목조목 따지면 밑도 끝도 없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구호는 습관적으로 외치면서 진작 판단은 정치적으로 하고...
재난지원금은 지급하면서 전기세가 아까워서 창문을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2시간이 지나면 창문 열어 환기하라는 대책이 말이 되나?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만큼 소중한 것이 있나? 교무 부장에게 개의치 말고 더우면 창문 활짝 열고 에어컨 가동하라고 했다. 과장해서 주장하면 초등학생이 선거권이 있으면 이런 대책을 내놓겠나?

학교 밖이 학교 안보다 코로나19 대응 수칙을 더 잘 지켜야 하는데 거꾸로 되고 있다. 계속 이러면 학교 안에서 아무리 대응 수칙을 잘 준수하더라도 소용이 없어진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