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7월 3일

멋지다! 김샘! 2020. 7. 3. 17:30

거창하게 만들어서 자랑하려 한다.
거창하게 시작하여 위대하게 보이려 한다.
아니다. 학생들의 구체적인 행동 하나를 교정하기 위한 교사의 의도적인 꾸준한 실천의 시작이 위대함의 시작이다.
내용의 수준을 먼저 생각하면 자랑거리가 없지만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자랑거리다.
꾸준한 실천이 담아내는 내용은 자연과 사회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그런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절대적이고 추상적인 기준으로 실천의 내용을 살핀 수준-등급으로 가치를 매기면 실천보다 내용의 절대 등급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삶과 괴리된 과장된 교육활동에 치중한다.
지속적인 실천이 될 수 없으니 단편적인 일회성 행사에 머문다.
생물학적 환경과 사회적 조건에 의한 수준은 흠도 아니고 숨겨야 할 부끄러움도 아니며 더더욱 자격지심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학생들의 그런 삶을 존중하고 당당하게 드러내어 앎으로 전환시키는 교육 활동이 그들을 성장으로 이끈다.
그래서 교원은 학생들의 생물학적이고 사회적 조건에 의한 삶을 잘 파악해야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다.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 우리 실정에 맞추어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큼 위대한 교육은 없다.
그런 위대한 교육을 꾸준히 실천하여 학생들의 안목을 높이는 만큼 거창한 교육은 없다.
이것이 자랑거리다.
담긴 내용이 특별해야 일반화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변화를 위한 꾸준한 실천력이 일반화의 가치다.
그래서 일반화를 염두해서 물어보려면 내용보다 어떤 방법으로 지속적인 실천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묻고, 다음으로 그 실천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물어라.
더불어 일반화를 목적으로 묻는 이가 있으면 내용이 없다고 부끄러워하지 마라.
우리 실정에 맞추어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
거창하게 만들어서 자랑하려 하지 말고 거창하게 시작하여 위대하다고 과시하지 마라.
다 부질없는 짓이다.

교감이 되어서 어떤 교육활동을 하고 싶다면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교사들의 꾸준한 실천으로 학교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먼저 경험했거나 고민에 의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공유하여 교사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공유와 설득은 꾸준히 해야 되지만 결정은 학교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기간이 좋다.
국가 정책에 의해 시급하게 강제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경우 아닌, 학기 중간에 이런저런 교육활동을 첨가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 되고 교사들의 마음만 불편해진다.
수업이 없으니 별 쓸데없는 것을 다 지어낸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자기 자랑거리 만드려다 교감 자체를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다.
섣부르고 어설프게 교감의 생각을 실천으로 강요하면 잘하고 있는 교육활동마저 부실해진다.
자랑거리 만드려다 있는 자랑거리마저 없애는 우를 범하지 말자.
교감이 되기 전에 '나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축축이 내리는 빗속에 시선을 고정하여 되살펴 본다.
그렇게 실천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