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아까시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좀 많이 걸었다. 찔레꽃 향과 어우러진 단맛이 촌 출신만이 가진 어릴 적 추억을 소환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내가 나보다 더 없이 산 것이 확실하여 ‘내게 시집와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서방님 잘 모셔라.’ 했더니 입술을 한껏 내밀며 ‘아예~예~예!’하며 놀렸다. 나 때는 웬만한 아까시나무꽃에는 어지러운 벌 소리가 가득하여 무서웠다. 하지만 어제는 간혹 몇 마리가 보였고 그나마 길바닥에 힘없이 기어 다니는 벌도 있었다. 아까시나무 아래의 흰 들꽃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비도 없었다. 이러다가 벌과 나비도 식물원에 가야 볼 수 있는 시대가 오겠다. 그건 그렇다 하더라도 곤충이 사라진 지구 생태계를 상상할 수 없다. 벌이 급속히 줄고 있다는 뉴스를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