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부추를 가득 담은 큰 투명 비닐봉지들이 즐비한 서포농협 경매장의 주위를 매혹적인 매운 향이 감싸고, 벚나무에 가득 달린 꽃들 사이로 비치는 파란 하늘이 생큼하고, 순간 이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따라가면 민들레 제비꽃 광대나물 꽃 꽃다지 냉이꽃 갈퀴나물 꽃이 연분홍 꽃잎을 잔뜩이고 있다. 속이 빠져 숭숭 뚫린 우렁이 껍데기 옆에는 아침 햇살을 받은 시냇물이 소리 없이 흐르고, 이제는 떡이나 해 먹을 수 있는 쑥들이 그 위의 논두렁을 잠식할 태세다. 농기계가 떨어뜨린 논흙 덩어리를 이리저리 피하며 머문 발치의 밭에는 맵싸한 향으로 입안에 침을 가득 고이게 하는 갓 자른 자주색 밑동의 부추가 있고, 갑자기 짖어대는 백구네의 울타리에는 엄나무와 두릅 순이 벌써 저녁 막걸리를 재촉하고, 검은 비닐로 둘러친 요란한 닭장 앞에는 키 작은 명자꽃이 수줍은 명자답지 않게 붉게 피어있다. 겨울 철새를 떠나보낸 마을 앞 작은 저수지는 다 허물어져 가는 정자를 품고 고요하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자주 목련이 곧 다가올 더위를 예고하듯 맥없이 달려 있고, 사람 손에 개량된 꽃사과는 꽃잎 끝에 분홍을 잔뜩 모아 터질 시간만을 조율한다.
신선한 공기 마시며 학교를 크게 돌아 출근했다.
마땅히 해야 할 때 그 일을 하지 못하면 무능력이다.
협업과 협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준비하는 과정이지 무능력의 결과를 벌충하는 언어가 아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해야 할 때 하지 못하면 국론 분열만 길어질 뿐이다. 마땅히 해야 할 그 일을 마땅히 해야 할 때 하지 못한 것을 협치와 협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랬다는 변명은 무능력한 자기 고백일 뿐이다.
무능력을 감추기 위해 언론을 동원하여 공안정국과 국가안보로 국민의 눈과 귀를 오염시키지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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