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식 4

2025년 3월 4일

눈을 자주 볼 수 없는, 아니 희귀한 우리 지역에서는 눈을 보는 것이 축복이다. 그래서 간혹 눈이 날리는 수업 시간이면 학생들이 환호성을 터트린다. 오늘 개학식과 입학식에 쌓이지 않은 눈이 왔다. 교가에 나오는 학교 앞산인 이구산 정상 주위에 하얗게 쌓인 눈이 퇴근 무렵까지 그대로였다.  개학식 겸 입학식의 담임교사 소개에 앞서, 귀한 자녀가 입학하는 날에 우리에게 귀한 눈이 내렸고 더 다행스럽게도 도로에 쌓이지 않아서 귀한 자녀가 우리 학교에 무난하게 입학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하며, 귀한 자녀를 가르칠 귀한 선생님을 소개하겠다고 한 후 병설유치원 두 분 선생님과 초등학교 1학년 한 분 선생님을 소개했다. 다른 학년의 선생님들은 소개하지 않았다. 작년에도 그랬다. 추후 교육과정 학부모 설명회에서도 자녀의..

2023년 3월 2일

김교감은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찜찜했다. 상쾌한 피로감을 한숨의 낮잠으로 가뿐하게 떨쳐내는 상상을 했는데, 앞뒤를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들과 대화는 언짢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나쁘지만 않은 기분이 몰고 온 선잠의 피로가 머리를 눌렀다. '그래 산책이나 하자.' 평소 같으면 공기가 조금만 따뜻해도 출몰하는 날파리가 귀찮았을 텐데, 머릿속을 날아다니는 찜찜함의 정체를 좇느라 날파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득, 대화 내용이 아닌 태도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순간순간 짜증이 난 장면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친구가 하는 첫 몇 마디만으로 하고 싶은 말을 알겠다면 얼른 그만두기를 바랐다. 섣부른 판단으로 친구의 말은 지루했고 하고 싶은 내 말을 얼른하려고 안달났다. 그러는 사이 친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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