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사람을 내 마음대로 선택하면 좋겠다. 내가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아닌 시간이 없는 세상을 살고 싶다. 나는 그들의 공간에 들어갈 수 있어도 그들은 나의 공간에 감히 들어올 수 없는 그런 곳에 살고 싶다. 잠이 오면 자면, 안 오면 올 때까지 엉뚱한 일 실컷 하고, 잠도 안 오는데 내일이 걱정되어 억지로 잠을 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읽고 싶은 책 읽고 싶을 때마다, 아무데서나 펼치고 싶다. 쓰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저런 눈치 안 보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원시적인 글부터 내가 쓰고도 그대로의 감정이 살아나지 않아서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글들을 휘갈기고 싶다. 시간과 공간이 오롯이 나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무릉도원을 지었다 허물었다 한다. 요즘 자주 그런다. 머릿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