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3

2023년 3월 13일

친하게 지내는 사람, 오래 사귄 사람. 잘 안다는 오만, 나 같겠지라는 착각. 이 사람 저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에, 그게 아니야! 이 사람 저 사람의 궁금증에, 아마 그럴 거야! 아니었다. 웃는 얼굴에선,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시무룩한 얼굴에선, 어디 안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엊그제의 어두운 얼굴에서도, 어젯밤이 피곤했나 봐. 오늘 본 얼굴에선, 그제밤의 피로가 풀렸구나! 잘 안다는 내 오만이었다. 정현종의 '방문객'에 고개만 끄덕였을 뿐, 그 갈피를 더듬는 바람의 마음을 흉내내겠다는 다짐은 없었다.

2021년 3월 15일

어쩔 수 없는 재채기 한 번에도 주위의 눈치부터 살펴야 되고 대수롭지 않았던 몸열에도 긴장하며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야 되고 다가오는 발자국만큼 뒤로 물러서야 되고 호젓한 길에서도 마스크를 써지 않으면 죄짓는 마음이다. 학생과 교직원의 조그마한 열에도 마음 졸여야 되고 아닐 것이라는 확신에도 결과까지는 걱정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주변의 확진에는 나의 움직임부터 뒤돌아봐야 되는 저절로 쪼그라드는 삶이다. 해마다 이맘때의 하얀 목련 꽃잎은 꽃샘추위로 암갈색의 꽃잎 되어 조그만 늦게 피면 될 것을 바보같이 한결같아 안타깝게 굴더니 기세 등등한 코로나 19의 오늘에 하얀 목련 꽃잎이 파란 하늘에 흐드러져 바보같이 한결같았던 몇 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몇 해를, 해를 걸러가며 한결같이 역경을 안타깝게 이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