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산물인 비료로 식물을 순간적으로 웃자라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순간이 지나면 토양마저 오염되고 만다. 인간의 공동체 역시 공동체의 전통과 구성원의 심성을 배제한 채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토의와 토론을 강요하면 일시적으론 민주적인 것들이 폭발할 것이다. 하지만 그 폭발 후에 드러나는 기만과 공허함으로 공동체는 불신으로 와해될 것이다. 공평하게 몇 번을 말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는 포용과 허용의 토양을 가꾸어야 한다. 그러려면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교조적인 태도를 버리고, 이를 활용한 이기적인 올바름을 강제하려는 계몽의 태도도 버려야 한다. 결과를 정해둔, 이기적인 마음을 민주주의로 포장하기 위한 기술 민주주의를 경계함과 더불어 상호 인정과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