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는 꽃들 중에 자귀나무 꽃과 무궁화를 제일 좋아한다. 요즘은 자귀나무를 정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냇가, 논두렁, 밭두렁, 산 어귀에서 띄엄띄엄 작은 것부터 아주 큰 나무까지 볼 수 있었다. 자귀나무 꽃 너머로 모내기 한 논을 바라보거나 모내기 한 논으로 축 널어진 거대한 자귀나무 줄기의 꽃이 물그림자로 비친 모습을 참 좋아한다. 무궁화는 아쉬움이 많다. 지나치게 촘촘하게 심어서 울타리로 만들었거나 해마다 윗동을 잘라서 그 본모습을 알 수 없게 한 무궁화가 학교에 많다. 예전에 한창 무궁화 심기를 한 후 방치되어 길가에 집 주변에 띄엄띄엄 자라는 무궁화가 있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 다소 산만하지만 가지마다 선명하게 활짝 피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무궁화를 바라보노라면 인간에 의한 왜곡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