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야트막한 산의 정상에 있는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 한 잔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게 미안해서 카페에 갈 때는 책을 잘 가지고 가지 않는데, 어제는 아내와 오랫동안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서 책을 가지고 갔다. 각자의 책을 읽다가 간간이 책 내용으로, 갈수록 고집이 세지는 어머니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창밖으론 숲우듬지를 넘어가는 해가 뾰족한 그림자를 산등성이에 드리웠다. 편백숲을 잠시 걷다가 집으로 와서 어머니를 살폈는데, 좀 그랬다.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어서. 사람이 여름에 덥지 않으려는, 겨울에 춥지 않으려는 만큼, 지구는 제곱으로 더워지고 추워진다. 우리 어떡할래? 더워서 난 땀을 식히면서, 추운 몸을 떨면서 체온을 조절하며 면역력을 기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