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하나도 읽지 못하는 아이가 1학년으로 입학했다. 물론 한글을 모르고 1학년에 입학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니지만, 이 아이는 유치원 교사와 부모님이 한글을 깨치려고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이란성쌍둥이 동생과는 다르게 전혀 깨치지 못해서 부모가 학습 장애를 의심할 정도였다. 담임교사가 매일 남겨서 아주 천천히 한글을 가르쳤다. 가르치는 보람이 전혀 없는 하루하루가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조금, 그것도 매우 어설프게, 내일이면 잊어버리는 정도의 진척이 있었다. 만족하지 않고 칭찬하며, 아이의 일상생활을 화젯거리로 파안대소를 나누면서 아주 조금씩 한글을 꾸준히 가르쳤다. 이 모습을 지켜본 방역 인력이 무슨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고 할 정도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어느 날 이 아이가 한글을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