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8월 3일

멋지다! 김샘! 2020. 8. 3. 17:30

유치원 교사가 특별휴가여서 유치원 보결을 시작했다. 유치원 보결 수업은 '보결수업 관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나  보통은 수석교사 수석교사가 없을 경우에는 원감(겸임 원감)이 해야 한다. 원감이 없을 경우는 원장(겸임 원장)이 지정하는 교사(원감 역할)가 해야 한다. 보결수업 신청도 보결수업 전에 승인되어야 한다.

이번 주 금요일에 여름방학식을 해서 8월 31일에 등교한다. 올해는 코로나19때문에 여름방학이 1학기 종료가 아니고 9월 13일 1학기 종료고 9월 14일부터 2학기 시작이다. 그래서 8월 31일이 개학식이 아닌 등교일이 맞다.

여름방학 복무와 학생 안전 지도에 대해서 강조했다.

아내의 출근 시간에 맞추다가 오늘부터 아내 학교는 방학이라 혼자 여유 있게 출근했다. 아침을 먹고 드립 커피와 책을 좀 보다가 출근하면 하루가 즐겁다. 일찍 일어나니까 가능하다.

오전에 책을 읽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어서 오후에 책을 읽으면 효율성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어슴푸레한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 스탠드 불빛과 안락한 좌식 의자에 몸을 반쯤 뉘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정말 좋다. 어느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시간이고 책이 지루해지면 이 시간이 끝나는데 최장은 오전 12시이다. 그래서 휴일이 항상 기다려진다.

학교 공간 재구조화가 유행이다.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이 컨설팅을 많이 하고 있다. 대부분 건축가이거나 미술, 인문학 관련 분야의 사람들이다. 유행이다 보니 이분들의 바쁜 일정에 맞추어 학교의 일정이 조정되고 있고, 이분들-소위 전문가-이 주는 심리적인 압박이 커서 이분들의 영향으로 학교 공간이 재구조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현상을 우려한다. 학교 공간의 재구조화는 교육학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즉,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 생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객관적이지 못한 개인적인 관념, 실용성, 심미성, 낭만성을 강조한 공간 재구조화를 하다 보면 교육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앞쪽에 칠판이나 대형 화면이 있으면 학생들의 사고를 고정시킬 염려가 있기 때문에 앞쪽에 설치하지 말고 학생들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동식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전혀 맞지 않다. 눈이 바라보는 곳이 앞이고 옆이나 뒤에 설치하든 이동을 하든 눈이 바라보는 곳이 앞이다. 앞을 보고 학습을 하면 획일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는 논리는 정말 근거 없는 관념에 의한 낭만적인 사고의 결과다.
단, 다양한 수업 방법을 위해 이동식 화면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므로 보조용으로 활용 가치는 분명 있고, 소인수 학급의 경우는 화면을 앞쪽의 천장에 달거나 칠판 가운데에 설치하여 학생과의 거리감을 두기보다 이동식 화면을 활용하면 여러 가지로 효율적이다. 
이외에도 학교 공간 재구조화의 우수 사례 사진을 살펴보면 과연 실용적일까? 교육적인 효용 가치가 있을까? 유지관리와 보수가 지속적일 수 있을까? 공간의 유연성과 확장성은? 학생 안전은? 등에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무엇을 위해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는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빌라와 아파트로 비교하면 새집일 때는 빌라가 예쁘고 정말 좋다. 하지만 세대 수가 적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보수를 하려면 장기 수선비를 많이 적립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빌라는 처음에는 좋아도 세월이 갈수록 낡아질 수밖에 없다. 아니면 돈이 정말 많은 사람끼리 모여 살면 된다.
소위 전문가들과 협업을 할 때 우리의 주장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교육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다.

긴 장마로 바닥에 떨어진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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