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설유치원 겸임 교감과 교장은 초등학교가 방학이더라도 병설유치원이 방학이 아니면 41조 연수를 낼 수 없다고 한다. 교감하는 어떤 이가 도교육청에서 질의를 해서 얻은 답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병설유치원의 여름방학이 짧거나 거의 없어서 겸임 교감이나 교장은 41조를 거의 사용할 수 없고 연가만 사용 가능하다.
질의한 교감과 간접적으로 연락이 닿아서, 도교육청에서 공문으로 안내할 것인지를 확인을 해봤냐고 했더니 인사 담당 장학사는 당연한 복무 상황인데 굳이 안내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감사과에 근무하는 장학사는 감사 지적 사항이라고 했단다.
이번 여름방학이 아니더라도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방학이 일치하지 않은 기간이 있다. 그 기간에 41조를 낸 겸임 교감이나 교장은 감사에서 지적당한다. 그 숫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문으로 안내하는 것이 학교를 지원하는 바른 선택 아닐까? 그리고 욕심을 더 부리면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일이니 한시적으로 초등학교가 방학이면 41조를 허용할 수 없을까? 이런 욕심도 늘 비난의 대상이 되는 교감이나 교장이기 때문에 교사들은 코로나19와 힘들게 싸우며 수업하고 있는데 교감이나 교장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방학 때 근무조차 안 하겠다는 궁리를 한다고 비난받을까?
보통의 경우 교감과 교장은 방학 동안 윤번제로 근무하고 학교장의 성향에 따라 함께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2학기 교과서가 도착했다.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사안처리 절차 안내 공문이 왔다.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는 학교폭력 접수대장에 미기재하고 학교폭력 사안처리 적용을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대신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사안 발생 시 정해진 서식으로 48시간 내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잘 되었다.
벽지나 준벽지 학교로 이동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휴직을 이용하는 교사가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기준 개정(안)에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휴직까지 감행할 정도로 교감이 매력 있는 직위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으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까지 하지 마라. 교감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면서 얻은 그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반드시 후회한다.
나의 이기를 위해 타인의 희생을 바랄 수 없듯이 나의 이기를 위해 특별한 혜택을 바라지도 말아야 한다. 나만 대단한 인간 아니고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조건이 평등한 인간일 뿐이다. 나 때문에 전체가 불편해지면 전체의 조건만큼 양보하는 것이 원만한 관계이고 연대의 시작이다.
저녁에 재미있는 모임에 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막걸리 사 줄 테니 얼른 오라고 해서 군말 없이 그렇게 했다. 아내와 나, 주변인들을 살펴보면 학교장이 좋든 싫든 학교장의 성향을 따라간다. 요즘 아내가 독선적이고 좋은 말이 있는데도 거슬리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울화가 치미는데 다행히 머리에만 머문다. 아내 성격에 본인이 그렇게 변한 줄 알면 벌써 바꾸었을 텐데, 조용히 이야기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의 진화가 농축된 신체 기관이 뇌다. 대중의 뜻에 따르고 싫든 좋든 권력자를 은연중에 모방하는 뇌다.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생존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대중과 권력자에게 반대 의견을 낼 때면 심장이 늘 쿵쾅거린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위험 신호다. 예전에는 내가 큰소리를 내면 아내가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했는데 요즘은 내가 아내의 눈치를 살핀다. 서열이 변동되었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남들은 결혼 잘했다고 늘 부러워한다. 다들 그렇게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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