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8월 26일

멋지다! 김샘! 2021. 8. 26. 21:15

내일이 2021학년도 2학기 개학일이다.
교장 선생님과 나는 하루 전날인 오늘 전 교직원 출근하여 개학 준비를 하라는 말을 아예 하지 않았다.

오늘 오든지 안 오든지 개학일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지, 이 정도의 준비를 위해 관리자가 미리 걱정하여 교직원의 출근을 통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오늘 전 교직원이 출근하여 내일 개학 준비를 다 하는 것이었다. 교무부장에게 출근하라는 이야기를 나 몰래 했는지 물었더니, 그렇지 않고 개학 준비를 위해 당연히 출근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래 맞다. 미리 걱정하여 강제하지 않아도 교사는 해야 할 일은 당연히 한다. 학교 전체가 놀자는 분위기 아니면 책무성이 부족한 소수의 교사로 전체의 자유를 강제하는 건 우리 수준에 맞지 않는다. 학교에서 사 준 점심이 많이 짰는데 배달하는 식당이 그곳밖에 없어서 다 먹고 정말 짜다고 했다.

방학 중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공모 공문이 여럿 왔었다. 행복학교 지원부장이 신청하고 싶다며 내 의향을 물어서 해당 교사들과 먼저 의논하여 결정하라고 하니 이미 의논을 했는데 신청하고 싶어 했단다. 진심으로 정말 고맙다고 했었다. 오늘 선정 결과 공문이 왔는데 신청 대상자 모두가 선정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방학 중에 신청학교가 이렇게 많았다는 건 경남 교사의 열정을 확인하는 거여서 기분이 좋았다. 물론 억지로 신청한 학교도 있겠지만.

여름방학 목표 중의 하나가 쓰고 있는 소설을 마무리하는 거였다는데 완전하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자기 검열에서 자유롭기 위해 소설을 빌려 센 내용을 담으려 했는데, 읽은 이들의 반응을 상상한 나약한 마음이 고치고 고치도록 했다. 늘 그랬듯이 자비 출판하여 홍보하지 않고 읽히지 않도록 하자였다. 그래야 소설을 가지고 진위를 가리자는 쓸데없는 논란에 덜 휘말릴 거고. 일개 초등학교 교감이 쓴 소설이 문학성이 있을 리도 없고.

큰아들이 군대 다녀온 후 나름대로 경제 독립을 위해 애쓰고, 둘째 아들은 군대에 있고, 코로나19로 주머니가 묵직해서 자비 출판에 대한 부담도 없다.

예전에 선배들과 가진 개학 전야제 주와 개학 주의 낭만이 그리워서 아내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해 준 것을 생색내며 아내와 막걸리 한잔하고 예정에 없던 일기 쓴다.

코로나19로 문학관 기행은 계속 미루고 있지만, 행복한 여름방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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