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였지만 한여름의 열기가 몸에 배어 있어서 초가을의 옷을 입고 출근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열린 창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 온 햇살은 영락없는 가을인데 바람만이 찼다.
이 주 전부터 점심을 먹고 난 후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학교 구석구석을 걷고 있다. 혈압도 조절하고 햇볕을 맞으며 듣는 음악이 좋아서 계속 이러고 싶다.
지난 토요일에 친한 친구들과 오래간만에 횟집에서 술을 마셨다. 이 친구가 차기 경남교총 회장 후보로 출마했었는데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단독 입후보로 최종 결정되어 당선된 거나 진배없어서 자연스럽게 축하와 향후 계획을 가볍게 의논하게 되었다. 나는 이 친구가 학교와 교원을 잘 대변하는 경남교총 회장이 되기를 바라고 친구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은 다 도울 작정이다. 그 자리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이념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이 친구가 나와 다른 성향이라 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뿌리칠 이유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정답이 있나? 서로 돕고 살면 되지. 목적을 위하여 일부러 사람을 해하려는 자들이 아니라면 도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내 여유만큼 돕고 싶다. 하지만 이쪽저쪽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이쪽저쪽을 기울이며 양다리를 걸치곤 싶지 않다.
새로운 지연이나 학연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지연이나 학연에 애매하게 엮이면 마음속에서 사전 검열이 되어서 몹시 불편하다. 옛날부터 알고 지냈던 분들은 내 성격과 변해가는 내 모습을 잘 알기에 부담이 덜한데 새로 만난 분들과 공식적으로 부딪히면 많이 불편하다. 아무 잘못이 없는데 사과하거나 변명하기도 싫고.
'교감 일기(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0월 20일 (0) | 2021.10.21 |
---|---|
2021년 10월 19일 (0) | 2021.10.19 |
2021년 10월 14일 (0) | 2021.10.14 |
2021년 10월 8일 (0) | 2021.10.08 |
2021년 10월 6일 (0) | 2021.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