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10월 19일

멋지다! 김샘! 2021. 10. 19. 20:48

이맘때면 어김없이 해야 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기여 교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부여를 위한 계획을 어제 내부 결재를 득한 후에 이를 근거로 오늘 아침에 인사위원회-우리 학교는 교무위원회-를 열어 선정위원과 심사관점 및 심사기준을 확정하여 학교장에게 결과를 보고했다. 누차 강조하지만, 이것과 성과상여금 제도는 반드시 폐지하여야 한다.
회의와는 별개로 2021학년도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마무리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부득이하게 실천할 수 없는 교육 활동은 미리 상황을 설명해서 오해 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부모가 골고루 학교 참여를 할 수 있게 하자고, 참여 의지가 부족한 학부모의 참여를 유도하자고, 다문화 학부모의 자존감을 살려서 참여를 유도하자고 했다. 막상 말은 이렇게 했지만 참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짜증 나는 공문 유형1 학교가 힘들면 여유 있는 구성원이 도와야지 누구는 안 된다는 게 어디 있나.
짜증 나는 공문 유형2 자기들끼리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해서 이득 다 보고는 문제 될까 봐 덮기 위해서 이제부터 그런 짓거리 하면 엄벌할 거란다. 어찌 되었건 잘못했으면 모범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지.
짜증 나는 공문 유형3 무조건 혁신, 재구조, 재조직, 대전환을 제목으로 단다. 혁신, 재구조, 재조직, 대전환이 갖는 틀이 있는데, 이에 반대하면 나태하거나 수구적이거나 개혁을 반대하는 사람이나 세력으로 몰릴 염려가 있다. 실상 이런 단어로 제목을 단 공문을 자세히 읽어 보면 늘 해 오던 것, 각종 위원회의 결과를 반영한 것, 법령이 바뀌어 부득이하게 수정이나 개정해야 하는 것, 시대와 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반영한 정도다. 무엇보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정책을 밀어붙이고자 할 때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심상이나 반대를 무마시킬 목적이 제일 크다. 정말 혁신과 대전환을 하려면 혁신과 대전환의 주체가 혁신과 대전환되어 있는지 그럴 역량이 되는지 성찰해야 하고, 혁신과 대전환이라고 내놓는 정책이 퇴행의 결과로 이어질 위험성에 관한 연구도 철저해야 한다.

학생들은 어떻게 성장할지 모른다. 학생이 지금 부족하다 하여 포기하듯 적당히 가르치려는 것은 교원의 직무유기다. 당장 가르치는 보람이 없더라도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게 후회하지 않고 원망듣지 않는 교원의 삶이다. 학창시절과 너무나 다른 사회 생활하는 제자와 친구들이 이를 방증한다.

오후에는 교무행정팀 운영 지원 T/F팀 협의회를 교육지원청에서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했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대한 현장의 하소연이 컸다. 그런데 더 우려되는 것은 역기능이 많음에도 퇴폐적인 달콤함에 젖어서 되돌릴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겠다면 공무원 자질이 없는 거지. 그걸 공무원이 해서는 안 되는 일로 분류하고는 탁월한 어떤 공무원에게 공무원이 꼭 해야 할 일을 줄여 줄 테니 공무원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모두 하라고 하는 게 대전환이고 혁신인가? 더 할 말이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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