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2월 25일

멋지다! 김샘! 2022. 2. 25. 16:21

유달리 길게 느낀 2021학년도 1월과 2월의 긴 터널을 벗어난다.

개인사의 터널을 털어놓으면, 큰집 족보 정리에서 우리 집은 빼라고 단호하게 말했고, 큰아들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친구들과 이사를 잘했고, 어머니와 아내는 그래도 가서 도와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성화였지만 나는 그것도 대학 생활의 낭만이니 그냥 두라고 했다. 또 아들이 군대를 제대한 후부터는 독립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다.
둘째 아들은 9월에 전역하는데 휴가를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가오는 3월 말에 휴가 계획이 있다고는 하는 데 지켜볼 일이다. 개인 휴대전화가 있어서 걱정할 일도 없다.
아내는 이번에도 학교를 옮기지 못해 제법 먼 거리를 나와 같이 다녀야 하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야 한다.
소설을 만들고 있는데 아마 3월에 배포될 것 같다. 수필과는 다르게 교정을 할 때마다 글을 대하는 감정이 달라서 불안하고 불안하다. 문장 부호, 조사 하나, 낱말의 배열에 따라 의미가 달라져 나의 마음을 오롯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린다. 그래도 지금까지 수필로 다하지 못하는 감정을 허구로 털어놨으니 읽은 사람끼리 담론하는 시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다만, 허구를 사실로 착각하여 원색적인 비난을 받을까 약간은 두렵다.
경남교총 정책연구소장을 맡았다. 차분하게 긍정적으로 반목보다 강점으로 화합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교원의 성장에 걸맞은 교원단체로의 변화를 모색한다. 서두르지 않는다.

교감하는 동안, 이번 겨울방학에 출근을 제일 많이 했다. 시킨 게 아니라 할 일이 제법 있었고, 41조 연수를 제출하고 집에 있는데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41조 연수 중에 중요한 전화가 오기도 하고. 학교에 목매는 성향이 아닌데 이번 겨울방학은 그랬다. 빈 강당에서 운동하고 주변 식당에서 불안하게 점심을 사 먹는 게 나름 재미있었다.
작은학교여서 학년말이면 늘 하던 교감 업무가 좀 수월했는데, 이번에는 인사이동, 유치원 방과후 과정 담당 기간제교원 채용, 배움터 지킴이 위촉-교무부장이 거의 다하고 나는 위촉 기안만 했다, 돌봄전담사 전환-교감이 해야 할 일만 하고 나머지는 행정실장이 했다, 돌봄교실 안전 도우미 위촉, 방역 인력 위촉, 오늘 마무리한 교무부장 교감자격 연수 대상자서류 제출, 나도 안 될 게 뻔한 교장자격 연수 대상자 서류를 함께 제출했다.
새 학년 맞이 워크숍 협의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년과 교직원의 업무를 분장하고 안내했다. 우리 학교는 교직원의 협의에서 결정한 것을 웬만하면 존중하고, 교장 선생님이나 나는 협의회 전에 중요한 사항과 꼭 준수해야 할 내용만을 알리는 편이다. 우리 학교만의 행복한 문화를 찾아가는 중이고 새 학년 맞이 둘째 날에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나의 바람을 전했다. 새 학년 맞이 워크숍이 끝난 이후에는 교실, 교무실, 행정실에서 각자 알아서 척척 해나가는데 참 고맙다. 2021학년도 좋았지만 2022학년도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코로나19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학교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교육부와 도 교육청에 불만은 있지만 주변을 다독거린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재난 상황에서 공무원은 재난 상황에 맞게 역할이 조정되는 게 당연하다. 안 해본 일을 해야 하니 어찌 불평이 없겠는가? 끝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불평불만 서로 다독거려 끝까지 위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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