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지도, 점검이면서 컨설팅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다. 아무래도 어감이 좋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도, 점검과 컨설팅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그냥 지도와 점검이 필요한 경우는 그런 용어를 사용하고,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는 컨설팅이라 하면 좋겠다. 내용과 다른 용어를 사용하여 애매하고 어정쩡해지는 경우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지도, 점검, 컨설팅은 본연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함인데 현장의 편의를 수용하여 그 본연의 목적을 저해하면 정책의 방향을 왜곡시키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초등돌봄교실은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지 7시까지 돌봄을 하게 되어 있고, 이런 목적으로 돌봄전담사의 8시간 근무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현재 7시까지 돌봄을 희망하는 아이가 없다고 7시 이전에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학교가 있으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데 바른 지도, 점검, 컨설팅이다. 그러다가 당장 오늘 아침에 7시까지 돌봄을 희망하는 아이가 있으면 돌봄전담사에게 초과근무를 명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여 유연근무제를 정상 근무로 받아들여 또 따른 갈등을 낳는다. 여태까지 그래 왔지 않느냐. 나이브하게 행정 하지 말자.
학생의 학교생활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게 교원의 큰 어려움이다. 에둘러 말하면 말귀를 못 알아듣고 진솔하게 말하면 돌변하는 현실이다.
채용과 위촉한 사람의 능력과 인품이 부족하다고 규정과 지침으로 해약 해촉 하지 못하는 게 큰 어려움이다. 부족한 능력과 인품을 채워줄 방법도 없고 섣부르게 그렇게 했다가는 갑질에 걸리고.
그런데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책무라고 종용하면 정말 어휴!
요즘 음주에 대해서 생각하는 횟수가 많다. 오랫동안 만났던 사람들은 술자리에서의 행위만으로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삶을 듬성듬성 아는 사람, 직업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술자리의 행실로 나의 삶을 평가한다. 나 역시 그랬고, 나와 성향이 맞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더없이 매정했다. 그래서 남이 나의 술자리 행실만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좀 달라지려 한다. 우선 나의 삶을 잘 모르는 사람과는 술자리를 하지 않으려 한다. 부득이하게 술자리가 이루어졌다면 그 자리에서의 행실로 타인의 삶을 속단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술자리 다음날은 전날의 술자리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상대가 부적절한 행실을 하면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일어나거나 상대가 많이 취해서 한 행실이면 잘 데리고 나와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태워 보낸다. 뻐기면 완력으로 강제 귀가를 시키고 다음 날에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더라도 술꾼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알게 되기도 하고. 그게 술꾼이 술꾼을 돕는 것이고 나와 같은 후회를 덜 하게 하고.
그렇다고 내 음주 습관이 괴팍한 것은 아니다. 실수를 너그럽게 용인받을 나이, 직종, 직급이 아니다 보니 술자리에 대한 자기 검열의 강화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니고.
해갈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안 되는 것도 아니고.
하루만이라도 시원하게 내려라.
설마 이러다가 장마 되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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