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를 제대로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못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말만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도 없고.
빙빙 돌리지 않고 법령에 의한 권한이자 의무로 진솔하게 말하고 싶은데, 진솔과 갑질의 경계를 가름할 수가 없어서 잘못한 것 하나 없는 내가, 애먼 세상 풍조를 핑계 대며 미안하듯이 때로는 미안하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써가며 차가운 얼음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고 싶은 말을 위태롭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나면,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 기운은 기운대로 빠지고.
내가 주저리주저리 말한 게 갑질 같다며 역공이라도 취해오면, 도와주려는 마음뿐이었다고 또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나면, 자괴감을 넘어서 무슨 일이 터지고 나서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명색이 교감이 되어서 책임을 면하려고 내 할 일을 다했다며, 내 말을 듣지 않은 그 사람을 탓하는 증빙 서류라도 내밀어야 하는 건지? 그러고 싶지는 않다. 다만 민원 처리 결과는 남겨 놓는다. 확실하게.
※오해하지 마시라 내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교감들이 처한 상황으로 빙의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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