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4년 10월 2일

멋지다! 김샘! 2024. 10. 2. 17:17

  공사(公私) 구분이 내 기본 소신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내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 사람의 감정까지 내가 조정할 수 없으니 그렇게 여기는 걸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내게 공적인 일을 사적으로 처리했다거나 그것으로 손해를 봤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증명해 줄 수 있다.
  내 버릇을 고치고 있다. 교직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직간접적으로, 학교 안팎으로 아는 사람이 참 많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이런 분들에게 경어를 사용하고 아는 체를 하지 않는데, 극히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을 편하게 했다. 그런데 내 뜻과는 다르게, 그런 분들의 일부가 그걸 공적인 업무에도 끌고 들어와서 당혹스럽게 했다. 그래서 이제는 사적인 인연을 넌지시 드러내도 들은 체하지 않고, 학교와 관련 있는 사적인 자리를 만들지도 않으려니와 그런 낌새가 있는 모임은 아예 피해 버린다.

  상식적인, 전문적인, 생산적인 기준으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정책이 결정권자의 의지-긍정적으로 작용하든 부정적으로 작용하든-대로 오락가락하거나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건 공적으로 획득한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방증이다.
  그런 권력 사유화가 공적인 개인의 신분 상승 불안 요소로 작용하면 대부분은 청렴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으로 판정한다. 그래서 아무리 내부 청렴도평가가 본인을 포함하는 우리 평가라고 강조해도 실제의 청렴도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해결 방안은 정책과 제도를 운영할 때 형식적인 잘못만을 따지지 말고 목적대로 공정하게 운영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목적대로 형식이 작동하는지를 잘 살펴서 형식으로 목적을  무력화시키는 특권 의식이 발 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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