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많은 선생님이 학교에 있습니다.

멋지다! 김샘! 2013. 2. 16. 12:25

 어제 저녁에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를 하는 아주 친한 후배를 만났습니다. 자연스럽게 스포츠 강사와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후배의 주장은 국가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체력이 중요한데, 초등학교에 여자 선생님의 비율이 높아서 체육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스포츠강사 제도를 도입하였다고 했습니다.-여자 선생님들을 폄하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맥락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왜 그런 주장을 하느냐고 물으니 스포츠강사협의회(?)에 가면 집행부나 정치권에 있는 분들이 스포츠강사를 정규교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학교로 돌아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스포츠강사는 체육수업을 보조하는 역할이고, 임용고사를 치러서 임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면서 반대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흔히 말해서 '아무나 선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논리를 내세워서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포츠강사들은 체육수업의 보조 역할로 채용되었지만 실제로 체육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 교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육지도를 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는 교사의 업무까지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정규교사로의 전환을 주장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 조건없는 임용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교사와 영양교사와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부당한 요구에 공동으로 대응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한 학교에 한 명이 배치되고 계약직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한 대우와 그 분들이 주장하는 정규직화에 대해서 물었더니, 요즘처럼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회사가 힘들어져 지금의 비정규직 자리도 없어져서 모두의 손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후배가 처한 현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 뭐가 다르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강사들의 자격과 교직의 전문성을 운운하며 정규교사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교사들의 이중성을 인정하며, 자격과 전문성의 문제를 지적하려면 지금도 수업을 맡기면 안되는 것 또한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회사의 재정을 걱정하며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주장을 하는 후배(스포츠강사)가 정규교사가 되려면 국민들의 세금이 더 필요하고 이로 인해 힘들어 할 국민들을 알고 있으면서 정규교사로의 전환 주장을 하면 안되는 것이고, 정규직과 같은 일을 시키며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을 비난하는 교사(학교 관리자 포함)가 스포츠강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 또한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국책 사업을 하지 않거나 중단하면 재원은 충분이 가능할 것이라는 등과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스포츠강사의 채용 목적은 초등학교 체육수업 보조입니다. 더 발전적으로 생각하면 학생들에게 질 높은 체육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교사들의 역할도 스포츠강사와 함께 질 높은 체육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목적이 같은 것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여 질 높은 체육수업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스포츠강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있으면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스포츠강사의 고유 임무 외에 다른 역할을 맡기려면 충분한 동의를 구함과 동시에 마땅한 대우도 해야 합니다.

 

 교무실과 행정실로 나뉘어져 있던 학교에 방과후, 영어원어민,학교회계직,인턴교사 등과 같이 특별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채용된 선생님들이 많아졌습니다. 목적에 따라 받는 임금도 다르고 근무여건도 다릅니다. 그 분들이 보는 정규교사에 대한 생각도 천차만별이고, 정규교사들도 그 분들을 대하는 태도가 천차만별입니다. 이로 인해 갈등도 생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갈등은 국가의 애매(?)한 정책이 원인인데 개인과 개인을 넘어 집단과 집단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해결은 개인적인 사과와 갈등과정에 생긴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마무리되지만 감정의 골은 깊게 파여 마음 속에 잠복해 있습니다.

 

 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선생님들은 역할이 다르고 역할에 따른 채용 조건과 대우가 다를 뿐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은 같습니다. 그 목적을 생각한다면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뷸륜으로 보는 시각, 남에게는 국가의 장래가 중요하고 나에게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인 이중성을 걷어낸다면 서로 맞장구 치는 공감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 있는 나와 다른 조건의 선생님들은 적이 아닙니다. 나와 목적이 같습니다. 맞장구 치며 공감하여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합시다. 조그만 배려와 위로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