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언설

전교조 교사여서 불편합니다Ⅱ.

멋지다! 김샘! 2015. 12. 30. 12:51

  종교와 이념, 정치적 소신은 신념과 관련되어 있어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토론을 하면 상대방의 주장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 하는 것도 '나의 주장이 옳으니 무조건 나를 따르라'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에 의한 지혜와 지적인 성숙이 어우러지면 신념은 변하지 않지만 상황에 맞는 옳바른 판단과 선택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험에서 지혜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배움을 통해 지적인 성숙을 도모합니다.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자부합니다. 학교가 점진적으로 변화되고 개혁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료 선생님들과 관리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때로는 언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인간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나보다 훨씬 뛰어남을 인정하고 존경합니다. 간혹 실수하여 지적을 하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어떨 경우는 사과도 합니다.

  그러나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이러한 지적에 변명하기에 바빴고 기분 나쁜 표정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다른 면까지 깍아내리려고 애썼습니다. 왜 그때에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헐뜯어 깍아내리면 나의 위치가 올라간다고 착각했는 정말 후회가 됩니다. 사실 요즘도 나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거나 나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교직단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성숙한 것 같습니다. 전교조여서 무조건 교총을 싫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여지없이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교총 전체의 생각이 아니고 어떤 경우는 전교조와 동반자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아닌 부분'만 비난하고 교총 전체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교총은 스스로 전문직 교직단체라고 표현합니다. 당연히 전문직으로서의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변화를 돕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관리자는 학교행정업무를 잘하는 것이 전문직으로서의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행정업무경감에는 굉장히 소극적입니다. 이것 때문에 교총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전문직으로서의 선생님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관리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교조 교사여서 많이 불편합니다. 어떤 분들은 전교조가 팔뚝만 치켜 세워서 싫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전교조가 정치에 너무 관여해서 싫다고 합니다. 삶이 정치인데 이 부분은 동의하지 않지만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여 집회나 서명, 연가투쟁의 의미로 수용합니다. 또 다른 분들은 팔뚝만 치켜 세우던 전교조 선생님들이 이제와서 혁신교육을 위하여 공부한다고 주장합니다. 대다수의 전교조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바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온 점을 부정하고, 본인만의 신념으로 전교조를 재단한 결과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편협되고 편향된 사고로 다름을 편향되고 편협된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은 지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합니다.

  본인의 편협되고 편향된 사고가 전체주의를 지향하여 우리 사회를 다양성으로 견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직관이 아닌 통찰로 극복해야 합니다.

  학교가 좀 더 성숙하고, 선생님이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전교조 교사인 것이 더 이상 불편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