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게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학교가 너무 많은 형식과 실적을 강요해서 프로젝트수업을 편안하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근평이 필요했는데 도저히 분위기를 맞춰가며 학교에 근무할 자신이 없었다.
옮긴 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수업을 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그러나 프로젝트수업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최대한 존중하며 나의 역할만 하기로 다짐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프로젝트수업과는 거리가 한참 있었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주입하는 수업이었는데 이름을 프로젝트수업이라고 했다. 많이 망설였다. 어떻게 개입하는 것이 옳은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진짜 혼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그만 감정적으로 터뜨리고 말았다. 동료선생님들이 기분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방법으로 터뜨리고 말았다.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순간적인 '욱'을 참지 못했다. 후회 많이 했다. 지금도 후회한다.
그리고 나에게 모든 권한이 넘겨졌다. 우려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수준이 다른 전교생을 데리고 모둠활동이 가능한가?
어떻게 학년 차이에 따른 학력과 학습능력을 고려할 것인가?
우리 학교 아이들의 수준에서 가능할까?
하지만 이런 우려를 개구리가 잠재웠다.
2. 개구리로 시작하다.
햇볕이 좋아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운동장 가장자리를 거닐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왔다갔다 하는데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반가웠다. 어릴적 시골집에서 듣던 그 소리였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철제덮개로 막힌 하수구에서 나는 소리였다.
주제를 찾았다. '개구리 구출 대작전'
창의적체험활동시간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하수구 근처로 모이게 했다. 그리고 모인 이유를 아이들에게 말하게 했다. 이것저것 온갖 이유를 말하는데 그 중에서 한 아이가 개구리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그래서 어디서 나는지 들어보게 하였더니 하수구에서 들린다고 했다.
이렇게 '개구리 구출 대작전' 프로젝트수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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