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였다오전 수업을 마친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어김없이동네 골목에 모여 깡통차기와 숨바꼭질 놀이를 했다온 동네의 장독대와 헛간 외양간 뒷간 집과 맞닿은 대나무밭을 누비다가 심지어 어떤 아이는동네 뒷산의 양지바른 무덤 뒤에 숨고는 잠들어버리기도 했다해가 저물며 앞산이 어둑해지고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면 이 집 저 집에서 같이 놀던 친구와 동생들의 이름을 불러대며저녁 먹으러 오라 했다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며 숙제는 다했는지 엊그제 본 시험지를 부모님께 보여주었는지 학교에 낼 돈 얘기를 했는지를 걱정했다 그런 우릴 보고 어른들은좋을 때다 무슨 걱정이 있을까그런 소릴 들은 우리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어른들은 무슨 걱정이 있을까로 속삭이듯 받아쳤다1990년대 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