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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군대 제대 후 대학교 3학년 2학기에 복학하는 아들이 최대한 경제적 독립을 하겠다며 과외를 비롯한 학내 인턴-경제적 이득보다 연구 경험의 성격이 강함-을 했다. 엊그제 집에 와서 조용히 밥을 먹다가 공부에 집중하겠다며 용돈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아내가 수용했다. 둘째가 제대하면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말이 용돈이지 건물 임대료를 뺀 객지 생활비인데 만만찮다. 그래도 시절이 그러한데 다른 수가 없다. 내 부모님이 농사지어서 벌인 돈을 아끼고 아껴서 나를 이나마 만들었듯이 나 또한 그런 마음이다. 그 당시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마음 놓고 말하지 못했고, 방법을 진지하게 알려주는 이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잘못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았다면 달라질 수 있었다. 아니다, 그 방법이 힘들어서 스스..

2020년 5월 25일

선을 행한다는 합리로 정의를 위반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상당한 기간 동안 했다. 어제 그럴 수 없다로 결정했다. 사람마다 선의 기준이 다르고, 선을 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을 감당할 수 없다. 선을 예상하고 저지른 부정의 결과가 선이 될 것이라 장담할 수도 없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의하면 꿈은 생시의 보상이라고 한다. 우산이 필요했는데 초로의 두 사람이 짐수레에 우산을 가득 싣고 주차장으로 추정되는 사방이 뚫린 광장을 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통 알 수 없었다. 우산을 하나 가질 수 없는지 물어보니 재활용을 위해 수거하는 우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도 괜찮다고 했다. 우산을 하나 들어서 펴보니 비는 세지 않을 정도인데 어중간하게 뒤집혔다. 얻는 주제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