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이토록교장을갈망했던가 40

2025년 7월 21일

우리 지역의 집중호우 피해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오늘 출장 가서 듣기로 한 연수가 연기되어서 출근했다. 늘 떠들어대는 신속하고 충분한 복구가 실제로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 집중호우로 읍 지역이 고립되고 긴급대피해야 하는 상황을 꿈에도 꾸어보지 않았었다. 하천과 산기슭이 아니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끔찍하다, 앞으로 더 얼마나 끔찍한 일이 닥칠지 상상할 수 없는 공포를 마주했다. 나와 우리 학교의 피해가 없다고 안심할 게 아닌 곧 마주할 공포 같았다. 대통령이 말 많았던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서 다행이지만, 우리 교육을 너무 비관적으로, 낭만적으로 비판만 해대는 선동가를 지명할까 봐 걱정했다. 교육정책은 이상과 꿈을 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실제적인 교육으로 개선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2025년 7월 17일

참 비가 많이 온다. 어떤 이는 물폭탄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우리말 장대비로 순화하자고 한다. 옛말에 불이 지나간 자리는 재라도 남지만 물이 지나간 자리는 흔적조차 없다고 했다. 한꺼번에 물이 들이치면 속수무책이라는 얘기다. 요즘처럼 예상할 수 없는 장대비가 내리는 날에는 잠시 비가 그쳤다고 안이하게 교육활동 하려 하면 안 된다. 설령 비가 안 와서 교육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학생들과 학부모와 교직원들에게 원망을 듣더라도, 위약금을 지불하더라도· · · · · ·. 김장하 선생을 통해 어른의 뜻을 되새기는 여러 말들을 한다. 나는 어른이라면 아니 나이 들은 사람으로서 대우를 받으려면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른 자각과 성찰로 성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이 시대에 맞는 일..

2025년 7월 1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국립대학교 총장 출신이라는 데에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다만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통령 공약과 고교학점제와 수행평가 폐지에 대한 내 생각을 내 경험과 지식으로 피력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확히는 서울대와 같은 경쟁력 있는 국립대학교를 지방에 10개를 지방에 만들기이다. 관건은 어떻게 합리적으로 만들 것이냐는 것이다. 서울대의 세계 대학 순위는 62위이다. 우리나라 국력과 국격에 비하면 낮은 순위이다. 이 정도의 서울대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 온갖 몰아주기의 특혜가 있었다고 짐작한다. 그러하면 단기간에 어떤 수로 서울대와 같은 경쟁력을 가진 대학교 10개를 지방에 만들 수 있겠는가? 그리고 취업만 잘하는 대학교가 경쟁력을 갖춘 좋은 대학교가 아니다..

2025년 6월 26일

뭘 몰랐던 시절. 시대와 또래의 분위기, 엄밀하게는 시대와 또래 문화의 극히 작은 일부분의 분위기에 경도한 치기와 취기로 몽상과 망상을 실현하겠다며 뱉었던 말과 어두운 행동들이 불현듯 떠오른다. 혼자서 부끄러워 두 주먹을 불끈 쥐어 어깨를 부르르 떨며 이를 악물고 '어이구!'라는 말로 떨쳐내려 하지만 잔상이 한참 동안 눈앞을 아른거린다. 그러면서 남들은 지난날의 부끄러움을 잘도 잊던데, 왜 나는 지난날의 부끄러움으로 괴로워해야 하는가? 그러하고는 아니야, 남들도 혼자 있을 때는 나와 같을 거야. 다만 내가 부끄러워 그걸 숨기듯이 남들도 그럴 거야라고 자위한다. 가끔 겪는 이런 나의 의식이 너무 싫어서, 지금을 비판적으로 살며 '뭘 몰랐던 시절'을 답습하지 않으려 한다. 시대와 또래의 분위기가 그러하여..

2025년 6월 24일

어떤 이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이가 이렇게 말해서 옳다고 주장한다. 어떤 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논증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이의 말을 옮길 자격이 있다. 우리 교육과 한 발짝 떨어져 있으면서 무턱대고 우리 교육을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하는 분이 있다. 그런 주장을 하려면 우리 교육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냥 주변 여론에 편승한 감정뿐이고, 기껏 내세우는 게 자기감정을 뒷받침하는 철 지난 자료뿐이다. 그리고 자기의 비판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지위와 학식을 가졌는데도, 주장하는 대안은 그냥 무조건 없애고 척결하여 어떤 나라의 것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뿐이다. 없애고 척결하고 싶은 대상을 통째로 악마화하며, 심지어 본받아야 한다는 그..

2025년 6월 20일

지방지에 내년 6월 있을 교육감 선거의 후보군 18명을 거론하며 보수후보 단일화 추진을 보도했다. 진보, 보수, 중도로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몇몇을 뺀 후보들은 경남교육을 위해서 뚜렷하게 한 일이 없다. 거저 도 교육청의 임명직 고위 관료 출신, 경남교육과 관계가 적은 대학총장이나 교수, 한물간 국회의원, 교육 관련 공적 사적 모임의 장이다. 나는 쓸데없는 정치 이념으로 선거 구도를 획정할 게 아니라, 현장 중심의 교육자와 고위 관료와 정치인의 대결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굳이 단일화를 하려면 현장 중심의 교육자의 단일화가 바람직할 것이다. 두루뭉술한 교육정책을 나열하며 교육권력을 움켜쥐려는 야욕을 현장의 힘으로 막아야 인지도 높은 사람이 교육감 되는 선거 폐단을 극복할 수 ..

2025년 6월 9일

현장중심 행정이란? 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료가 그럴싸한 의전으로 기관장과 우호적인 참석자들과 차 마시며 웃고 즐기며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아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그 자리에 끼지도 못하고 의전 준비한다고 행정력만 낭비할 뿐이다. 간혹 실무자가 끼여도 뻔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자의 배역을 할 뿐이다. 현장중심 행정이라 함은? 현장의 실무자와 격의 없이 진솔한 대화를 자주 하고, 그 대화의 내용을 전문가와 전문연구기관에서 검증하여 정책으로 연결하는 행정이다. 현장중심 행정한다며 의도된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sns에 공유하는 정치인과 고위 관료 옆에, 누가 어떤 인상과 복장으로 어떤 도안의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슨 음식을 차린 탁자 앞에 있는지를 살펴보면 현장중심 행정의 진위를 알 수 있다. ..

2025년 6월 4일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오늘이 내게는 그런 날이었다. 요 근래에 어머니 노환이 갑자기 악화되어 경황없이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며, 별로 효자도 아닌 놈인데도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향후 어머니를 어떻게 모시는 것이 바른 판단인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했고, 나보다 더 힘든 아내를 생각해서 내색할 수 없었다. 둘째 아들의 취업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져서 그때마다 위로해야 했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 보름 가까이 심한 감기를 앓았다. 올해 들어 기력이 확 떨어져서 몸이 몹시 무거웠다. 학교에는 안타까운 일로 고생하는 분이 생겼는데 교감으로서 행정적인 뒤처리 말고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기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은 이제 안정..

2025년 5월 23일

학교와 그런 일을 하기로 계약했으면 그런 일을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그걸 교직원 탓으로 돌리거나 교직원에게 해 달라고 하는 건 그걸 할 능력이 안 된다고 자임하는 것이다. 학교 구성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학생의 학교생활과 교육활동이 안전하고 내실 있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본 전제는 각자의 맡은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구성원을 냉정하게 지도하고 관리하는 게 먼저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못하겠다는 구성원의 일을 다른 구성원이 하도록 하거나 다른 구성원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탓하며 달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처음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엄정하게 해결하려는 위엄을 보여야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

2025년 5월 14일

나는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능력과 여유가 이것 밖인데 감상에 젖어서 감당하지 못하는 욕심을 부리지 못해 마음 아파해 봐야 무엇하겠는가? 세월이 흐린 뒤에는 오늘의 최선이 추억보다는 후회로 남을 것이 뻔하지만 그때 가서는 다 지난 일을 후회해서 무엇하겠는가라는 감정으로 살아가야지 별수가 없다. 나는 사람을 품평하지 않고 그 사람의 행위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때에는 칭찬하고 존경하고 존중하지만 또 어떤 때에는 나무란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고 하는데 사람이면 상황에 맞는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은 해야 한다. 끊임없는 온갖 걱정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몹쓸 성격에다가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의 건강 위기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억지로 피로를 걱정하며 잠을 청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