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2

2025년 5월 30일

새벽에 일어나, 요즘은 퇴근하여 걷거나 뛰고 난 후 책을 좀 보다가 잠이 오면 그대로 자버린다.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새벽 2시, 3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은 다행히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정신은 깨도 몸을 깨우지 않으려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봄 내내 짝짓기 하며 나뭇가지 물고 와서 집 지으려는 암수의 비둘기 쫓느라고 고생했는데 어제부터 덩치 큰 수컷 한 놈이 베란다 실외기 위에서 웅장하게 구구거려서 쫓았는데 그놈의 웅장한 소리에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쫓았다. 여느 때처럼 읽던 책을 펼치려다가 오늘은 좀 다르고 싶어서 휴대폰의 국악방송 앱을 켜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가만히 들었다. 구전 민요 사이로 들려오는 부엌 너머의 뒷산에서 들려우는 산새소리가 새삼 좋았다. 눈을 감고 ..

2022년 6월 6일

연휴보다는 현충일을 추념하자는 라디오 방송이 참 애처롭다. 강산애의 노래 태극기는 서글프게 우렁차다. SNS 친구가 5,000명에 다 도달했다며 눈팅만 하는 친구 잘라내겠다는 친구가 애처로워 먼저 끊었다. 내 글에 좋아요, 댓글 안 남겨도 좋다. 내 글이 가진 목적을 다른 곳에 가져가도 상관없다. 내가 뭐하나 궁금하여 전파 타고 빼꼼하게 훔쳐봐도 눈으로 쫓아내지 않는다. 원래, 내가 동의하여 좋아서 자발적으로 들여다보게 한 유리창인데 이제 와서 박수 보내지 않는다고 창문 두드리지 않는다고 흘끔 쳐다만 본다고 감시한다고 내 의도와 다르게 퍼뜨린다고 탓할 수 있나. 그게 싫으면 창문 닫으면 되지. 오래된 아파트 거실에서 책 보다가 에어컨 실외기에 날아드는 비둘기를 쫓아내는 나를 보는 아내의 눈빛이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