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나는 대로 아내와 나지막한 산을 한 바퀴 돈다. 꽤 오랫동안 다니다 보니 집 주변의 웬만한 곳은 다 다녀서 SNS 정보를 많이 참고한다. 어제도 일찍 투표하고, SNS에서 알려준 야트막하게 오르내리며 한 바퀴 돌 수 있는 산으로 갔다. 중간부터 산을 헤맸다. 산짐승의 길인지, 예전 사람이 다녔던 흔적인지를 분간할 수 없어서 빤히 보이는 목적지 앞에서 나뭇가지와 넝쿨을 헤치며 겨우 빠져나왔다. 화가 나서 SNS를 다시 확인해도 ‘독도 주의’라는 짧은 안내 말고는 어떤 안내도 없었다. 내가 길로 잘못 접어들 수도 있었겠다는 마음으로 먼발치에서 가름해 보아도 도저히 다른 길은 찾을 수 없었다. 남은 길을 걷다가 어느 부부를 만나서 남은 길의 종점을 물으면서 우리가 지난 온 길을 재차 확인했더니 그 산에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