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시작되던 어느 날, 어머니 방에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한 후, 어머니에게 알려더니 극구 사양하셨다. 당신은 전혀 덥지도 않고 저녁에는 산바람으로 춥다고 하시더니, 저녁을 먹은 후에는 겨울 이불을 꺼내 덮었다. 머리끝까지 치미는 화를 아슬아슬하게 억누르며, 올여름은 다른 여름과 달리 엄청 더워서 에어컨을 사용해야 하고, 두 아들이 집에 오면 할머니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건데 할머니방이 더워서 못 들어가겠다고 하면 되겠냐고 했더니, 마지못해 수긍하셨다. 설치했더니 생각보다 툭 튀어나와서 방이 좀 갑갑했다. 어머니에게 에어컨을 작동과 창문 여닫는 방법을 설명하고 낮에는 무조건 틀라고 신신당부했다. 에어컨 틀고 방이 갑갑하게 느껴지면 방문을 열어둬도 요즘 에어컨은 전기요금이 얼마 안 나온다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