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2

2021년 8월 30일

군대 제대 후 대학교 3학년 2학기에 복학하는 아들이 최대한 경제적 독립을 하겠다며 과외를 비롯한 학내 인턴-경제적 이득보다 연구 경험의 성격이 강함-을 했다. 엊그제 집에 와서 조용히 밥을 먹다가 공부에 집중하겠다며 용돈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아내가 수용했다. 둘째가 제대하면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말이 용돈이지 건물 임대료를 뺀 객지 생활비인데 만만찮다. 그래도 시절이 그러한데 다른 수가 없다. 내 부모님이 농사지어서 벌인 돈을 아끼고 아껴서 나를 이나마 만들었듯이 나 또한 그런 마음이다. 그 당시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마음 놓고 말하지 못했고, 방법을 진지하게 알려주는 이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잘못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았다면 달라질 수 있었다. 아니다, 그 방법이 힘들어서 스스..

2021년 8월 2일

공부를 업으로 하겠다는 큰아들이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좋은데 참 불편하다. 우선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오전까지 머리를 사용하고 오후는 일기와 같은 간단한 글을 쓰고 몸을 사용하는 일상이다. 그런데 아들은 오후에 시작하여 새벽에 마치는데 다른 계절은 자기 방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별 불편이 없지만 요즘 같은 날은 에어컨이 있는 거실을 오후와 밤에 공동 사용한다. 공동 공간에서 하는 일이 다르니 나는 불편한데 지는 괜찮다며 거실을 굳건히 지킨다. 불편한 놈이 항상 눈치를 살피다가 명당을 양보한다. 내일 떠나는 아들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먹고 싶은 것을 물으니 물회가 먹고 싶어 하여 예전에 가봤던 물회 전문점에 예약 전화를 했더니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니 그럴 수 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