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11월 12일

멋지다! 김샘! 2020. 11. 12. 17:30

사소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져서 생활의 일부가 된, 어떤 이의 눈에는 대수롭지 않은 생활 습관으로 인식되는 관념적 행위가 부딪히면 후자는 그 사소함의 침범이 아무렇지도 않지만 전자는 자기 인생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다. 소통은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대화의 기술은 그다음이다.
결정권을 가진 권위나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따라야 될 사람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지 않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어떤 일을 시키면 그것을 따라야 될 처지의 사람들은 하는 척만 한다. 어떤 교육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것을 방해하는 다른 활동을 툭 던지면 이것도 저것도 되지 않는 방해 공작일 뿐이다. 교육활동이 제대로 실천되어 효과가 있으려면 그것을 실천할 사람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알고 존중해야 한다.

실천의 깊이만큼 체화를 바라야 하고, 실천의 길이만큼 체득을 바라야 한다.
대부분은 깊은 욕심으로, 실천의 얕은 깊이와 짧은 길이로 체화와 체득을 바란다.

학급의 학생 수가 적으면 굳이 40분을 한 차시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학생 수, 학생의 학습 능력, 학생의 배경 지식에 따라서 여러 차시를 한 차시로, 한 차시를 여러 차시로 운영할 수 있다. 학생들을 속속들이 아는 교사라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하여 계획적으로 접근할 수 없고 수업을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neis에 현행화 할 수 없다. 물론 학생 수가 많은 학급의 경우도 그럴 수 있지만 학생 수가 적은 학급에서  훨씬 자주 발생한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활동들이 많다. 그렇다고 등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활동들을 별도의 시간으로 운영하려다 보니 학생들의 학교 생활의 빈틈이 없다. 심지어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인 놀이를 강조하기 위해 확보한 놀이시간마저 의도된 교육활동이 침범하고 있다.
학생 수가 적어서 교과 차시의 여분이 생기면 그 시간을 이용하는 운영의 묘를 살려보자. 이렇게 하려면 학교 교육과정은 큰 틀만 제시하고 구체적은 방법은 학급 교육과정으로 구현되게 하자. 여분의 차시에 독서활동, 체육활동, 학습을 위한 학습 역량 기르기 활동 등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런 활동들은 꾸준히 실천해야 되고 강조되어야 할 활동이어서 항상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neis에 명기된 교육활동과 우연히 지나가나 본 교실의 풍경이 다르다 하여 교사를 의심하지 말자. 담임들도 학급 교육과정을 수립할 때 여분의 차시에 이러한 활동을 하겠다고 명기하자. 프로젝트 학습의 경우도 주제 통합인 경우는 그나마 neis와 실제를 일치시킬 수 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형 프로젝트일 경우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어떤 경우는 교과처럼-해야 되는데 neis의 교과 내용과 일치할 수 없다. 교과 내용을 소홀히 하자는 주장이 아니고 여유가 있으면서-놀 때는 놀 수 있는- 내실 있는-배우는 내용은 등한 시 되지 않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neis와의 일치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neis의 지도계획과 시수는 중요하기 때문에 빈틈없이 명기해야 한다.

코로나 19 사태로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보조금 처리를 놓고 학교와 지자체의 의견과 해석이 다르다. 지자체 담당자는 법대로, 행정실장은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처음 공문에도 그런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고 올해만의 특별한 경우이니 학교의 사정을 이해해달라며 언쟁을 한 모양이다. 교장선생님과 협의하여 지자체의 주장대로 처리하기로 했지만 행정실장이 그만큼 고생해야 한다. 경직된 행정이다. 돈 계산하는 것 장난 아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행정실장에게 교육행정직 시험 응시할 때부터 돈 계산을 이렇게 많이 할 줄 알았냐고 물었더니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학교 돈 계산은 비교적 쉽다고 했다. 옆에 있던 차장도 은행 근무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힘들지 않고 직접 돈을 만지면서 계산하면 더 좋다고 웃었다. 방과 후와 돌봄 업무를 하며 있었던 인건비, 특히 교육공무직이 되기 전의 계약직 돌봄 전담사들의 인건비 계산이 정말 어려워서 행정실에 맛있는 것 사주고 특별히 부탁한 경험이 있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본인들은 힘들이지 않고 하고 있으니 팥이 들어있는 호빵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조만간 따끈한 호빵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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