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11월 17일

멋지다! 김샘! 2020. 11. 17. 22:10

오래간만에 월급날을 의식했다. 정기 호봉 승급 neis 작업을 하다가 정말 오래간만에 월급명세서를 봤다. 이것저것 떼고 남는 돈은 반이었다. 그나마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가는 것을 포기하고 현금이 있는 노후를 설계했기 때문에 반은 챙기는 것 같다. 떼어가는 반 중에도 노후의 현금이 포함되어 있어 그렇게 안타깝지 않다. 노후는 가진 현금의 테두리 안에서만 누릴 것이다.

2021학년도 학교 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워크숍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교직원들이 잘해보겠다고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것을 반대한다. 늘어나는 것만큼 현재의 일을 줄이면 반대하지 않는다. 법령으로 정한 것만큼만 알뜰하게 해도 충분하다. 잘해보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워크숍의 의지만큼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총량의 한계가 있다. 교육활동은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협업이다. 교육활동이 하나 더 늘어나면 학교의 모든 일들이 사방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직선의 길이가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원의 넓이가 커지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살피지 않은 관념적은 워크숍은 워크숍으로만 끝난다. 실천으로 이어져도 5월을 넘기지 못한다.
워크숍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있다. 논의의 방향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으로 향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다.
워크숍에서 말하지 않는 교직원을 배려할 필요 없다. 워크숍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토해내야 한다. 교감이나 교장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나. 교감과 교장이 부담스러워 말하지 못한다면 그 부담스러운 감정에 의한 불편한 학교 생활은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 워크숍에서 자주 말하는 이들도 썩 편하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학교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교감이나 교장이라고 워크숍에서 쉽게 말하는 것 아니다 여러 번 생각해서 말하고 말한 후에도 교직원들의 눈치를 본다. 말하는 만큼 변하고 말하는 만큼 본인도 성장한다.
토의와 토론은 치열하게 하더라도 결론이 나면 본인의 생각보다 수준 이하더라도 즐겁게 수용하고 함께 실천하자. 결론의 품질이 우리 학교의 수준이고 우리의 역량이다. 토의와 토론이 일상화되면 수준과 역량이 높아지고 키워진다. 교감이나 교장도 토의나 토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팔짱 끼고 있다가 본인의 의사가 많이 포함된 결론으로 이끌면 안 된다. 그리고 교감이나 교장은 협의 과정에서 결론까지 법령, 지침, 규정, 매뉴얼에 어긋나지 않는지, 특히 지역사회를 포함한 학교공동체와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는 없는지를 수시로 피드백해야 한다.
자기 계발서에 의존한 여러 형태의 협의 방법이 있다. 그 방법들이 나름대로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드러내는 것만큼 좋은 협의가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수준, 체면, 체념, 실망을 염두에 두지 말자. 우리의 수준이 뭐 어때서! 국회 본회의, 국정감사장보다 월등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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