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12월 11일

멋지다! 김샘! 2020. 12. 11. 20:06

우리 학교는 2019학년도부터 승진가산점이 있는 준벽지 학교로 지정되었다.
승진을 하려는 교사가 오고, 학교 만기가 되어 2년만 승진 가산점을 획득한 교사는 가까운 시일에 우리 학교와 같은 준벽지 학교로 옮기기 위해서는 이번 이동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전자의 교사에게 건강관리 잘하라고 했다. 우리가 승진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뭔가 좀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건강 살피지 않고 교감만 되려고 애쓰다가 막상 교감이 된 후에는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으니 현재 몸이 불편하면 미루지 말고 치료하라고 했다.
후자의 교사에게는-두서없이 즉흥적으로 말을 해서 지금 쓰는 내용과 순서는 다르지만 내용은 같다.- 승진을 할 것이라 결심을 했다면, 본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수시로 닥쳐올 때 일희일비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고 했다. 단, 승진이 가정을 포기하면서까지의 매력은 없으니 가족과 관련된 경우는 예외이며, 이랬을 경우도 함께 승진하기 위해 경쟁한 교사를 비난하지 마라고 했다.
-세간의 이야기처럼 가르치는 학생들 내팽개치고 가정생활 포기하며 승진하겠다는 교사 없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너무 바빠서 현재의 행복과 가정생활을 등한 시 하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까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과 가정생활에 더 충실한 교사가 많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교사로서, 인간으로서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어져 더 성장한다. 물론 예외적인 양극단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 극단으로 일희일비한 본인을 합리화시키면 일시적인 위안은 되지만 후회는 두고두고 남는다.
한정된 승진 자리, 어차피 경쟁은 불가피하다. 시대상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까지의 경쟁에 정의롭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고쳐나가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 경쟁한 보람과 권위를 얻는다. 그래서 도교육청의 인사혁신안의 의도를 반대하진 않지만, 정의롭지 않게 운영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비판한다.-
덧붙여, 자주 머리를 숙이면 호구로 보는 못된 사람도 있으니 요구할 것은 단호하게 요구하고, 상황을 잘못 이해한 남들의 따가운 눈총도 당연히 감당해야 되지만, 인간의 품위는 유지해야 시간이 지난 뒤에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관점에 따라 불만인 법령으로 보장된 승진 제도, 그 제도로 승진하려는 교원, 승진한 교원을 매섭게 비난하면서 틈만 나면 법령의 틈을 노려서 정의롭지 못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승진하려는 교원, 승진한 교원과 관료를 나는 더 나쁘게 본다.

교육감, 교육장과 친하다고 그분들 마음대로 학교를 지원하지 못한다. 교육감과 교육장과 친하다는 것을 뽐내기 위해 잘 돌아가는 학교를 귀찮게 하지 마라. 학교에서 필요한 것 있으면 수시로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에 요구할 수 있고,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도 함부로 무시하지 않는다. 이런 일을 하라고 교감과 교장이 존재하는데, 동의 없이 만남을 주선하여 참여를 강요하고, 요구할 것이 없는데 요구하라고 하면 무엇을 요구해야 되나? 또 이런 일처리 방식은 학교장의 무능력을 드러내는 꼴이고, 원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 관계를 악화시킨다. 당신이 정말 나서야 할 때가 있다 그때 성심성의껏 도와주면 당신의 위상은 저절로 올라간다.

김장체험과 나눔 활동을 했는데, 교무행정원의 원격 쌍방향 대면 연수일이라 재택근무를 해서 돕지 못하고 교무실을 지켰다. 사실은 김장체험보다 교무실에 혼자서 라디오 크게 틀어 두고 업무 보는 시간이 더 좋았다.

퇴근길에 숭어회와 굴을 사서 어머니 먼저 드리고, 아내와 막걸리 한 잔 하기 전에 일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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