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12월 9일

멋지다! 김샘! 2020. 12. 9. 18:00

교육공무직을 포함한 교직원의 삶을 살아왔다는 것은 남들보다 정의롭고 학교와 학생들을 더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악의적으로 학교 구성원에게 해코지하려는 성향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혹 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류는 제외한다. 이런 부류는 어디 가도 있는데, 나는 그냥 제외시킨다.
그래서 나는 교직원을 처음 만날 때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그 사람이 우리 학교에서 어떻게 살아가려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날려 온, 그 사람의 옷깃에 묻어온 어떤 소문도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우리 학교에서 교사로서 잘 살아가면 훌륭한 선생님이다. 교원들의 이동 시기이니 여러 소문이 나돈다. 그 소문에는 그 소문을 내는 의도도 담겨있기 마련이다.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이가 당신은 그런 소문을 내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내가 겪은 사람에 대해서 누가 물어보면 욕을 섞은 비난은 하지 않지만 겪은 그대로를 이야기한다. 나도 인간인데 이런 것까지 참으려고 고민하며 나를 괴롭힐 필요가 있겠는가?

6학년 선생님과 학생들이 훤하게 만들고 있는 공간에 마을 주민이 쓰레기를 내놓았다. 아침부터 짜증이 만발했다.

혁신학교-경남은 행복학교-는 도교육청의 지정 여부를 떠나서 학교공동체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지정되면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에 교육활동이 좀 풍부해질 순 있지만 기존의 예산을 잘 조정하고 조절하면 더 의미 있는 혁신학교를 만들 수 있다.
혁신학교는 학교공동체의 의지가 절대적이다. 교육청이 지정만 한다고 열정이 솟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공동체가 반대하면 굳이 지정받으려 애쓸 필요 없이, 학급, 학년, 학년군, 학교에서 소소하지만 알차게 운영하는 것이 더 혁신학교 정신에 바탕을 둔 혁신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떤 정형화된 형식이 있어서 꼭 그렇게 해야만 혁신학교라고 정의하는 것 자체가 혁신학교의 정신에 위배된다.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 서로 도와가며 성장하려는 마음과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혁신학교를 꺼리고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경우-나는 비판하는 사람-는, 정치적 관점과 신념이 혁신학교를 주도하는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하늘을 보고 사는 사람들로,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혁신학교를 지정받아 추진하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다. 더군다나 이런 사람들이 학부모들의 지지를 얻고 있거나 다른 학부모들보다 기세 등등하다면 군말 없이 접어야 한다.
다음으로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독단과 교만에 반감을 산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인데,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주장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하고, 자기는 다른 사람보다 공부가 많이 되어 있고, 다른 사람보다 삶의 경험이 풍부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방식은 혈연, 지연, 학연을 총동원하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행정적인 처리도 법령, 규정, 지침을 따르기보다 의도가 옳으면 그런 것은 어기거나 숨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낭만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더 나아가 혁신학교와 혁신지구를 자기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니 자기들이 그토록 싫어했던 홍보와 실적을 강조한다.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형국이다.
혁신학교를 확산하려면 우리가 주도한다는 특권의식, 우리가 하는 것만이 옳다는 교만부터 버려라. 대한민국 교원이면 누구나 혁신학교를 추진할 자격은 충분하다는 의지를 꾸준한 행실로 증명해라.
운전자 모두가 음주운전을 할 것이라는 전제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것처럼 교육정책을 펼치지 마라. 얼마나 비인권적인가? 공약이나 교육정책이 뿌리내리려면 계몽적인 태도로 교원을 자극하지 마라. 그 자극은 반감을 유발하는 촉진제가 될 뿐이다. 당신이 이 세상을 살면서 얻은 지식과 지성만큼 다른 이들도 그렇다. 포용하고 포용하라.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의 단점 중의 하나가 현장의 실제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것만큼 실무를 직접 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현실을 감안하면 실무와 운동을 동시에 하지 않았다고 탓할 수만 없다. 그래서 운동을 성공적인 정책으로 전환시키려면, 현장 실무자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들의 주장고 어긋나는 부분은 투명하게 소통하여 정의롭게 절충하고, 때로는 단호해야 한다. 결국 정책을 이행해야 할 그들을 존중해야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겠는가?
장황한 넋두리보다 평등한 지성과 포용을 말하고 싶었다.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아 자꾸 미루다 보면 부담만 증가한다.
꼭 해야 될 일은 좋지 않은 현재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이행해야 한다.
당분간 호전되지 않을 상황이면 옛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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